[스포츠한국 울산=이재호 기자] 아내의 생일날 최고의 선물을 했다. 대표팀 발탁 후 2년만에 A매치 데뷔라는 축구선수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조현우(대구FC) 골키퍼는 비록 1실점을 했지만 최고의 활약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세르비아전 후 조현우를 만나 A매치 데뷔 소감을 들어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0일 수원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2-1 승리하면서 그동안의 비난 여론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대표팀은 이날 후반 13분 상대 아뎀 랴이치에게 선제골을 줬지만 4분만인 후반 17분 구자철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골키퍼에는 너무나도 생소한 이름이 보였다. 김승규도, 김진현도 아닌 조현우가 데뷔한 것. 그동안 꾸준히 대표팀에 소집은 됐지만 데뷔 문턱에서 번번이 실패했던 조현우는 드디어 A매치에 데뷔했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전반 27분 아뎀 랴이치의 오른발 프리킥을 선방하는 장면은 모두의 탄성을 자아낸 장면이었다. 비록 이후 일대일 기회에서 실점했지만 이장면 하나로 조현우는 단숨에 축구팬들의 인상에 깊이 각인됐다.

경기 후 만난 조현우는 “(김)승규 형이 다쳐서 출전하게 됐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면서도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 더 대구FC에서 가서 준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A매치 데뷔전을 가진 소감에 대해서는 “막상 그라운드에 서보니 쉽지가 않더라”며 웃은뒤 “잊지 못할 경험을 했고 추억을 쌓았다. 이 경험을 발판 삼아서 다음에는 정말 다 막아서 팀이 무실점으로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조현우가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것은 2015년 11월. 하지만 데뷔전은 무려 2년이 지난 이제야 하게 됐다. 그동안 늘 대표팀에 소집은 됐지만 No.3골키퍼로서 자리했던 지난 날에 대해 “대표팀에 오면 코치님께서 늘 경쟁심을 심어주신다. 늘 준비를 잘하고 있고 이런 계기로 데뷔까지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든은 No.3골키퍼라지만 나는 스스로 No.1골키퍼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세르비아전 이후 "조현우가 워낙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생각보다 매우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선방의 백미는 전반 32분 상대 프리킥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은 것이었다. 이 선방에 대해 언급하자 조현우는 “대구FC에서 연습하던 상황이 운좋게 나왔다. 막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제공
마침 14일은 조현우 아내의 생일이었다고 한다. 생일 선물로 2년을 기다린 A매치 데뷔전이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안긴 조현우는 아내를 향해 “아내에게 정말로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경기장에 와줘서 매우 고맙고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일단 대표팀에서 훈련을 할 때 선수들이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멈추지 않고 달리겠습니다.”

No.3골키퍼의 인상적인 반란은 대표팀 골키퍼 지각변동의 출발로 기대를 모은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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