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수진 기자]이탈리아의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60년 만에 월드컵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온 까닭이었다. 그러나 사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1, 2차전 전적 1무 1패를 거둔 이탈리아는 지난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15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 달성에도 실패했다.

경기 후 현지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은 ‘축구 강국’ 이탈리아의 탈락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는 “대재앙이 일어났다”고 표현했으며 일 지오르날레는 벤투라 감독의 경질을 내다보고 새 사령탑 후보를 조명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벤투라 감독은 전술적인 부분에서 선수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모습도 비춰졌다. 경기 중 교체 투입을 지시한 다니엘레 데 로시(34·AS로마)와 언쟁을 벌인 것.

벤투라 감독은 경기 종료를 앞둔 시점 수비수 데 로시를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데 로시는 득점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를 투입시키려는 감독의 지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독 경질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벤투라 감독의 사임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ESPN FC, 골닷컴 등 다수 매체에 따르면 사임 의지 대신 경기 결과에 대해 미안한 마음만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라 감독은 “경기 결과에 대해 이탈리아 축구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표한다”며 사령탑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그러나 사임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감독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며 “향후 협회와 논의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반면 몇몇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 책임을 느껴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에 이어 데 로시, 지오르지오 키엘리니(33), 안드레아 바르찰리(36·이상 유벤투스)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벗겠다고 전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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