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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귀포=이재호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다소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리그 2위를 확정하며 행복한 2017 홈 최종전을 가졌다. 한편 승점 58인 FC서울은 수원이 승점 1점을 따면서 사실상 3위가 불가능해지며 ACL진출이 거의 힘들어졌다.

제주는 5일 오후 3시 제주도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7 37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제주는 이날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잔여 한경기를 안해도 리그 2위를 확정할 수 있었다. 3위 수원으로서는 승점 1점차로 따라오고 있는 울산 현대를 따돌리고 3위까지 주어지는 2018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위해서는 승리가 간절했던 승부였다.

결국 원하는 승점 1점을 따낸 제주는 승점 66점 고지에 오르며 잔여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2위를 확정하며 ACL진출 티켓을 따냈다. 반면 수원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61이 되면서 같은 시각 열린 전북전에서 1-2로 패한 울산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3위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선발 라인업 : 3-5-2 vs 3-5-2 조성환과 서정원의 지략대결

이날 경기 선발 포메이션은 양 팀 모두 3-5-2로 같았다. 제주는 이창민-윤빛가람-이찬동으로 이어지는 중원에 강점이 있었고 수원은 김민우의 왼쪽, 최근 폼이 살아나고 있는 이용래, 그리고 사실상 득점왕을 확정한 조나탄(22골)의 최전방을 얼마나 잘 살리냐에 이날 승부는 갈릴 것으로 보였다.

같은 포메이션의 대결인데다 2위와 3위로 성적차 역시 거의 없기에 결국 제주 조성환 감독과 수원 서정원 감독의 지략 대결과 이를 경기장에서 얼마나 구현해느냐가 승부의 추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제주는 권순형, 류승우를 벤치에 수원은 산토스와 염기훈을 벤치에 두며 교체카드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반전 : VAR 취소된 제주의 골

전반 초반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낸 것은 홈팀 제주였다. 전반 15분 공격수 진성욱을 향해 단숨에 넘어온 긴패스를 진성욱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에서 좋은 기회를 맞나 했다. 하지만 수비 범위가 넓은 수원 신화용 골키퍼가 어느새 골문을 비우고 나와 공처리를 하며 기회는 무산됐다.

이 기회 이후 1분만인 전반 16분의 기회가 더 아쉬웠다. 역습 기회에서 수비진영에서 이창민이 한 번에 낮고 빠르게 깔아찬 스루패스는 전방의 멘디를 향했다. 멘디는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신화용과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따라오는 수비로 인해 왼발 슈팅은 약했고 신화용의 선방에 막히며 기회는 무산됐다.

수원도 기회는 있었다. 전반 31분 왼쪽에서 길게 올라온 프리킥때 제주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를 범했고 박기동은 골키퍼 이창근과 일대일 기회에서 가볍게 슈팅했지만 이창근의 선방이 나오며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시소 경기를 이어가던 두 팀의 승부에서 다소 눈에 띄는 장면이 나왔다. 전반 39분 오른쪽에서 제주의 정운이 길게 올린 코너킥 때 헤딩 경합을 따낸 후 문전에 있던 제주의 알렉스가 헤딩골을 넣은 것. 하지만 이 득점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VAR판독도 들어갔지만 판정이 바뀌지 않으며 골은 무효가 됐다. 최근 논란이 많은 VAR이 빠르고 올바르게 적용된 사례였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 : 염기훈-류승우 넣은 양팀 벤치, 그러나 승부는 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수원이었다. 후반 11분 문전 헤딩 경합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수비수 곽광선이 하프 발리슈팅을 연결했지만 뜨고 말았다.

후반 16분에는 제주가 안타까운 기회를 날렸다. 윤빛가람이 오른쪽으로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넣었고 오른쪽에서 단숨에 올라온 크로스가 문전에서 진성욱의 머리에 맞지 못했다. 뒤에 있던 멘디가 슈팅을 했지만 빗맞으면서 절호의 기회가 날아갔다.

지지부진하던 경기에 먼저 승부수를 띄운 것은 수원이었다. 후반 25분 조나탄을 빼고 염기훈을 투입한 것. 곧바로 제주도 류승우를 투입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류승우는 투입 2분만인 후반 28분 중원에서 패스를 받은 후 단숨에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갔다. 영리한 드리블로 왼발 슈팅 기회를 맞은 류승우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아쉬운 기회는 무산됐다.

결국 이후에도 아쉬움만 가득한 공격만 주고받은 양팀은 승점 1점을 나눠 가지는 것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무승부 한번이 가져온 파장 : 제주 2위, 서울 ACL 무산

무승부 한번의 파장은 컸다. 일단 제주는 3위 수원과 승점 5점차가 되면서 잔여 1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2위와 ACL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제주로서는 2010년 이후 7년만에 리그 준우승이다.

3위 수원이 승점 61이 되면서 승점 58로 5위인 서울의 3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더라도 다득점에서 수원에게 7점이 뒤지기에 뒤집기는 불가능해졌다. 4위 울산이 3위가 되더라도 어쨌든 서울의 3위는 힘들어지며 ACL진출이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수원은 최종전 전북 원정에서 비기기만해도 자력으로 ACL 진출이 가능해졌고 이 무승부로 라이벌 서울의 ACL진출을 좌절시킨 것만으로 성과는 있었다.

▶경기후 기자회견 : "역시 준우승은 흥이 안난다"

-제주 조성환 감독 : "준우승 세리머니를 했지만 확실히 스포츠는 1위가 아니면 흥이 안난다. 선수단도 준우승에 대해서는 성이 안차는지 흥이 덜하다. 우승을 위해선 저부터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야한다고 본다. 더 적은 실점과 패배만이 우승을 위한 길이다. 그래도 기복없는 경기를 하고 이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전북전 33,36라운드에서 이기지 못했던 것이 뼈아프다. 내년이면 죄송하다는 말씀보다 준우승보다 더 좋은 결과를 팬들에게 보여드리겠다."

-수원 서정원 감독 : "오늘 같은 경기에서는 미드필드 싸움이 가장 치열할거라고 봤다. 제주의 이창민, 윤빛가람, 이찬동을 어떻게 묶느냐였고 저희 역시 미들진 3명을 놓아 맞불을 놨는데 그렇기에 팽팽한 경기였다. 종료직전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이었다. 솔직히 완전하게 좋은 기회를 나온 것은 많이 없었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골이 들어가기 충분했기에 아쉽다.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해도 ACL은 간다. 하지만 전북 원정이고 전북에게 올시즌 이기질 못했다. 전북전을 잘치러서 ACL티켓을 꼭 따내겠다."

▶경기 정보

-제주 UTD 0 : 이창근(GK) - 권한진 김원일 알렉스 - 정운 이찬동 윤빛가람(후43 권순형) 이창민(후45 조용형) 배재우 - 멘디 진성욱(후26 류승우)

-수원 삼성 0 : 신화용(GK) - 조성진 곽광선 구자룡 - 김민우 김은선 최성근(후41 조지훈) 고승범 이용래 - 조나탄(후25 염기훈) 박기동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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