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 강자이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만년 우승 후보다. 2000년대 중반 대표팀의 부진과 리그 침체기가 겹치며 흔들리던 때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뮌헨은 지난 2012~2013시즌 길었던 바르셀로나(스페인) 시대를 종결시키며, 12년 만에 U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2~2013시즌 트레블(리그+챔스+포칼컵)에 성공했던 뮌헨 ⓒAFPBBNews = News1
뮌헨은 아르연 로번과 프랭크 리베리, 토마스 뮐러와 필립 람, 다비드 알라바 등 공수 양면에 최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했고, 탄탄한 조직력까지 겸비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호셉 과르디올라 시절 UCL 제패에는 실패했지만, 점유율 축구를 이식하고 분데스리가 최강자의 면모를 이어가며, 강인함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에 최근 뮌헨의 부진은 무척 낯설다. 뮌헨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상징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더불어 걱정이 필요 없는 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뮌헨은 2017~2018시즌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레버쿠젠과 개막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3라운드 호펜하임 원정에서 0-2로 무너졌다. 최근에는 2골 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는 등 리그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상태다. 상대가 중·하위권에 처진 볼프스부르크(12위)와 헤르타 베를린(10위)이란 사실을 보면, 아쉬움이 커진다.

UCL 성적도 마찬가지다. 뮌헨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셀틱(스코틀랜드), RSC 안더레흐트(벨기에)와 한 조에 속해 3위에 머물러 있다. 조별리그 1차전 안더레흐트와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지만, 2차전 파리 원정에서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16강 진출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던 이전과 달라진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여전히 뮌헨의 중심인 로번과 리베리
뮌헨은 여전히 로번과 리베리에 크게 의존한다. 어느덧 이들은 은퇴를 바라보는 30대 중반이 됐고, 부상도 잦지만 이들을 대체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리베리는 지난 1일 베를린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최소 6개월간 전력 이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로번도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보다 재활에 몰두하는 모습이 익숙한 만큼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중심을 잡아주던 사비 알론소와 람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티아고 알카타라와 아르투로 비달 등의 활약은 직전 시즌과 비교해 저조하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코렌틴 툴리소 등 신입생의 적응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뮌헨은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과 주축 선수들 간의 불화설까지 불거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뮌헨 감독. ⓒAFPBBNews = News1
결국 뮌헨은 변화의 칼을 꺼내 들었다. 뮌헨은 안첼로티 감독을 대신해 ‘전설’ 유프 하인케스를 복귀시켰다. 하인케스 감독은 2012~2013시즌 ‘빅이어’를 들어 올린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친정팀을 위해 돌아왔다. 로번과 리베리, 뮐러, 알라바 등 당시 주축 멤버들이 건재한 만큼, 흔들리는 팀을 바로잡는 데 자신감도 드러냈다.

위기에 빠진 뮌헨이 새로운 수장 하인케스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안정’이다. ‘로베리’(로번+리베리)를 대체할 자원을 찾고, 새로운 뮌헨을 만들어나가는 일은 차기 시즌 사령탑의 몫이다. ‘올 시즌까지’라는 계약 기간이 보여주듯 무너질 수 있는 ‘자존심’을 지켜내면 된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선두 도르트문트를 추월해 분데스리가 최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고 UCL 우승 후보다운 활약상이 필요하다.

지난 2012~2013시즌 이후 다시 한 번 닻을 올린 하인케스호는 오는 14일 SC 프라이부르크와 홈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19일에는 셀틱을 상대로 UCL 명예회복에 나서고, 29일에는 RB 라이프치히, 내달 5일에는 도르트문트와 피할 수 없는 리그 맞대결을 벌인다.

하인케스는 흔들리는 뮌헨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격언이 다시 한 번 맞아 떨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한국 이근승 객원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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