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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신태용호의 민낯, 그리고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 한 달 전, 월드컵 진출을 자축하며 쳤던 헹가래 역시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앞서 러시아전 2-4 패배에 이은 평가전 2연패.

더없이 중요한 2연전이었다. 지난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에서의 부진했던 경기력 탓에 싸늘해진 여론을 전환시킬 기회였다. 등 돌린 팬심을 달래고, 희망이 있음을 보여줘야 할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그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러시아전도, 모로코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라운드 위 경기력은 2경기 모두 졸전이었다. 투지나 투혼조차 없었다.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엉망이었다. 창끝은 무디기만 했다. 상대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쯤이야 골을 넣었는데,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비는 가관이었다. 상대의 공격에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였다.

더 큰 문제는 러시아도, 모로코도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는 표현과는 거리가 먼 팀들이었다는 점. 러시아의 경기력은 분명 기대했던 것보다 인상적이지 않았고, 모로코는 심지어 2진급 선수들을 가동했다. 그런데도 한국은 두 팀 모두에 완패를 당했다. 신태용호, 그리고 한국축구의 민낯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월드컵을 왜 나가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불과 한 달 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자축하며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았던 신 감독이 모로코전 완패 직후 밝힌 한 마디다. 한 달 전 헹가래를 머쓱하게 만드는, 그리고 신태용호가 마주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한 마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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