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월드컵에 나갈 팀 중 한국보다 못하는 팀은 없습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를 했다. 한국축구의 현실이 여실히 반영된 그의 말은 누구보다 대표팀에 큰 기여를 했던 안정환이기에 더 가슴에 와닿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평가전에서 1-3 참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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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는 전반 10분만에 2득점했다. 전반 6분과 10분 한국 수비진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틈타 오수마 탄나네가 득점한 것. 모로코는 후반 2분에도 추가득점했고 한국은 후반 21분 구자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넣으며 무득점 패배는 면했다.

이날 단독 생중계를 한 MBC에는 ‘반지의 제왕’ 안정환과 서형욱 위원이 해설을 맡았다. 톡톡 튀는 입담이 돋보이는 해설을 하는 안정환은 그러나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이 2실점을 하며 크게 무너지면서 그의 재밌는 말은 실종될 수밖에 없었다.

경기내내 무겁게 입을 뗀 안정환은 패색이 짙은 경기 막판 “지더라도 할만큼 하고 져야하는데 선수들이 좀 더 부딪치고 다가가는게 필요하다”며 "축구가 안되도 이렇게 안될 수 있나 싶다"며 작심발언을 했다.

또한 "한국보다 못하는 팀은 없다. 감독이나 선수 모두 알아야한다"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안정환은 선수시절 대표팀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소속팀에 피해를 입었을 정도로(페루자) 대표팀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선수다. 안정환이 넣은 월드컵 3골은 박지성과 함께 아시아 최다골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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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예능에서 보여주는 유쾌함과 웃음기를 쫙 빼고 진지하게,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하는 말에 후배 선수들과 선후배 코칭스태프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축구는 이대로라면 월드컵 최약체를 면치 못할 것이고 좋지 않은 과정 속에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요행뿐임을 2014년에 이어 다시금 깨닫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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