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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러시아전을 본 모든 이들은 ‘변형 스리백’을 실패로 단정했다. 단순히 4실점을 해서가 아니라, 그중 2골이 자책점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경기를 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수비가 흔들리자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플랜B를 연습하는 단계’라며 또 모로코전에 변형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선수들은 여전히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했고 경기 시작과 동시에 2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모두가 실패라고,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전술을 고집한 신태용 감독의 패착이 명백한 모로코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유럽 원정평가전에서 1-3 참패를 당했다.

모로코는 주전급 멤버를 모두 제외한 2군급을 내세웠으나 전반 10분만에 2득점했다. 전반 6분과 10분 한국 수비진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을 틈타 오수마 탄나네가 득점한 것.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4실점이나 한 변형 스리백을 또 들고 나왔다. 오른쪽 윙백의 이청용, 중앙 리베로 장현수를 빼고 멤버를 바꿨다.

하지만 모로코는 러시아전에서 한국이 어떻게 졌는지를 잘 분석했고 전문 윙백이 아닌 이청용의 오른쪽(모로코 방향 왼쪽)을 집중 공략해 2득점을 했다.

선수들은 스리백에서 서로 어떻게 움직이고, 양 윙백은 어떻게 움직일지 어쩔 줄 몰라했다. 그저 수비숫자 채우기에 급급했고 협력수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보였다. 공격과 수비사이의 거리가 넓어졌고 그 사이를 모로코 선수들이 공략하며 연습경기 수준으로 모로코는 편하게 경기를 했다.

결국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한 전술실패가 된 변형 스리백은 전반 28분 구자철, 정우영, 권창훈이 투입되며 해체됐다.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들어가며 다시 포백으로 돌아섰고 이후 한국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공격에 도움을 줬고 이청용은 좀 더 수비적으로 집중하는 풀백 역할을 했다.

자연스레 경기력이 조금 나아졌다. 물론 포백 전환 이후에도 한국은 후반 2분 추가실점을 허용했지만 차라리 스리백을 쓰던 전반 28분까지의 경기력보다는 나았다.

분명 러시아전을 통해 한국은 역대 최악의 수비력을 보이며 처참하게 패했다. 무려 4실점이나 했고 비록 2골이 불가피한 자책골이었지만 4실점 이상으로 수비력은 더 무너졌다.

그런 전술을 ‘플랜B 실험’이라는 명목하에 굳이 또 실험할 필요가 있었을까.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대표팀에 한경기 한경기가 소중한데 실패한 전술을 고집부리며 또 실험하다 모로코전마저 참패로 남고 만 신태용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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