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신문로=김명석 기자] 신태용 감독의 축구대표팀 명단발표 기자회견이 잔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신 감독의 표정은 기자회견 내내 굳어 있었고, 취재진의 질문 역시 대표팀 명단 외적인 부분에 집중됐다. 신태용호가 처해 있는 현실이 기자회견장에서도 고스란히 묻어 나온 셈이다.

10월 러시아·모로코(미정)와의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이었다. 오전 10시쯤 시작된 기자회견은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첫 공식석상이라는 의미와는 무관하게, 현장 분위기는 내내 무겁기만 했다.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과 맞닿아 있었다. 지난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 경기력이 워낙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설까지 돌면서 비난 여론이 거센 까닭이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신태용 감독의 표정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잔뜩 굳어 있었다.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은 행사 내내 이어졌다.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끌어 올리던 특유의 직설화법도 없었다.

취재진의 질문 역시 대표팀 명단보다는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 분위기, 그리고 히딩크 감독과 관련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다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신 감독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과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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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태용 감독의 입에서는 “사면초가” “힘들다” “동요가 됐다”는 등의 표현이 나왔다. 최근 대표팀을 향한 여론과 관련된 솔직한 심정을 대변하는 표현들이었다. 그러면서도 신 감독은 “소신과 주관을 잃지 않겠다”며 “무조건적인 질책보다는 칭찬과 질책을 같이 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대표팀이 아닌,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대표팀의 사령탑같은 한 마디들이었다. 신태용호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했다.

한편 신태용호는 내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이후 모로코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튀니지전 대체 평가전인 모로코전 시간과 장소는 미정이다.

▲러시아·모로코전 대비 축구대표팀 명단

- 골키퍼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고베)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 수비수 :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송주훈(알비렉스 니가타) 오재석(감바 오사카) 임창우(알 와흐다) 윤석영(가시와 레이솔)

- 미드필더 :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FC도쿄) 기성용(스완지시티) 권경원(텐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SC)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권창훈(디종FCO) 황일수(옌벤푸더)

- 공격수 : 황의조(감바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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