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분명 팀은 지고 있었다. 그리고 교체 카드는 1장이 남아있었다. 벤치에 앉은 공격자원은 이청용이 유일했다. 그럼에도 끝내 쓰이지 않고 교체 카드 1장이 남은 상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는 패배했다.

새롭게 부임한 로이 호지슨 체재에서 이청용의 입지가 나아질 수 있을지 불안함이 남는 대목이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공격진의 답답함으로 호지슨 감독이 새로운 카드에 눈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AFPBBNews = News1
크리스탈 팰리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이 리그 4경기 4패 0득점으로 경질된 후 곧바로 로이 호지슨 감독이 부임한 팰리스는 반전이 절실했다. 이청용 입장에서는 이제 막 데 부어 감독에게 인정받아 선발로 나섰던 상황에서 감독 교체로 입지에 흔들림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날 경기에 일단 벤치로 시작했다.

팀은 전반 6분만에 사우샘프턴의 스티븐 데이비스에게 골을 허용했고 결국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한채 0-1로 졌다. 무려 리그 5경기 5연패 0득점 8실점 최악의 상황을 뒤집지 못했다.

이날 경기가 이청용에게 아쉬움으로 짙게 남은 이유는 단지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는 것만이 아니다. 팰리스는 홈경기였고 전반 6분만에 선제골을 내줘 득점이 절실했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로이 호지슨 감독도 잘 알았을 것이다. 이에 루카 밀리보제비치를 후반 24분에 넣은 것에 이어 전문 윙어인 바카리 사코도 후반 33분 투입했다.

어떻게 해서든 공격에 총력을 다해야하는 시점에서 교체 카드 1장이 남았다. 벤치에는 이청용을 제외하고 전문 공격자원은 아무도 없었다. 누가봐도 이청용 투입을 통해 반전을 꾀할 타이밍이었다.

그럼에도 끝내 이청용은 쓰이지 않았다. 다른 선수를 교체한 것도 아니다. 그저 교체카드 1장을 그대로 남겨둔 상황에서 0-1로 패한 것이다. 많은 지도자들은 교체의 중요성에 대해 ‘누가 나오느냐가 아닌 누가 들어가냐가 중요하다. 나오는 선수보다 들어가는 선수가 낫다는 확신이 없으면 교체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로 이청용이 기존 지친 공격자원보다 낫다는 확신을 호지슨 감독에게 심어주지 못한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AFPBBNews = News1
물론 호지슨 감독도 아직 선수파악이 다 이뤄지지 않았다. 부임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고 이날 경기를 통해 확인했듯 기존 공격자원은 14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단 하나의 득점도 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다른 공격자원에게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런 희망을 품을 수도 있지만 당장 현실은 공격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벤치의 유일한 공격자원임에도 쓰이지 않고 교체 한 장을 안 쓰고 버렸다는 점이다. 이청용으로서는 새롭게 부임한 호지슨 체재가 과연 ‘그닥 좋지 않았던’ 예전보다 나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