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바쁘다 바뻐.’

시즌 첫 골을 터뜨린 기쁨을 오롯이 만끽하기도 전에 경기 후 손흥민을 기다린 것은 수많은 취재진이었다. ‘하필(?)’ 영어를 할줄 아는데다 상대 독일팀의 언어인 독일어, 그리고 현장을 찾은 국내 취재진까지 상대해야했던 손흥민은 3개국어 인터뷰로 각 나라에 기쁨을 전했다.

토트넘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 챔피언스리그 H조 도르트문트와의 1차전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골과 해리 케인의 2골로 3-1로 승리했다.

전반 4분만에 모든 이들이 바라는 득점이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도르트문트가 수비라인을 많이 끌어올린 상황에서 역습이 나오자 해리 케인은 단숨에 왼쪽 중앙선에 있던 손흥민에게 로빙 스루패스를 넣어줬다. 손흥민은 중앙선부터 내달렸고 50m에 달하는 거리를 홀로 질주했다. 수비가 붙어봤지만 손흥민의 속도에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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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단숨에 문전까지 갔을 때 도르트문트의 주장 소크라티스앞에서 헛다리 개인기와 드리블링 후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기다리던 시즌 첫 골이었고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 약해왔던 토트넘에게 승리를 안긴 득점이었기에 아무래도 손흥민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

경기 직후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함께 유럽축구연맹 공식인터뷰에 나섰다.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골과 케인의 첫 번째 골이 매우 비슷했다는 얘기를 듣자 손흥민은 케인과 마주보며 웃음 지으며 "모든 상황에서 슈팅을 때릴 수 있어야하기에 준비하고 있었다. 결정력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매번 연습하는 것이며 언제 그런 상황이 올지 모르기에 연습했기에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반 10분경 2-1로 앞선 상황에서 도르트문트의 에릭 피에르 오바메양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인해 취소된 것에 대해 묻자 손흥민은 "정확하게 보진 못했지만 주심이 그렇다면 그런거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인터뷰 이후 손흥민은 믹스트존에서 일반 언론을 상대했다. 독일 언론과의 영상 인터뷰도 가진 손흥민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가까이 독일에서 지내오며 익혔던 독일어로 유창하게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독일에서 지내 독일 TV쇼에도 통역없이 나올 정도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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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와 독일어 인터뷰를 마친 손흥민은 웸블리를 찾은 한국 취재진과도 인터뷰를 나눴다. 스포츠조선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독 운이 좋은 것 같다. 항상 훈련하던 자리에서 기회가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영국, 독일 취재진 다 웸블리 징크스에 대해 얘기를 하더라. 생각하기 나름이다. 오늘도 웸블리에서 멋있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 외국 생활로 영어, 독일어, 한국어가 모두 가능한 손흥민은 마침 잉글랜드팀과 독일팀의 경기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인기인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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