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한국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명석 기자] 신태용(47) 감독은 한국축구대표팀의 ‘소방수’였다.

최종예선 2경기만을 남겨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급하게 지휘봉을 잡았다.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들겠냐는 주위의 우려 속에 신 감독은 흔쾌히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의 지휘봉을 잡았다.

핵심과제는 단 하나,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어려운 일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9회 연속 월드컵에 나설 수도, 혹은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할 수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준비기간은 촉박했다. 약 한 달여 동안 선수들을 물색한 뒤, 조기소집 포함 열흘 가량의 훈련만 한 뒤 이란과 우즈벡을 마주해야 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 체제 아래 7년을 맞춰온 이란의 조직력, 그리고 우즈벡 원정경기라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핵심과제는 잘 해결했다. 이란과도, 우즈벡과도 0-0으로 비기면서 승점 1점씩을 챙겼다. 최종성적은 승점15점(4승3무3패) 조2위. 어렵사리 월드컵 예선을 통과했다.

다만 결과만큼의 박수를 받지는 못했다. 준비시간이 짧았다고는 하지만, 시원한 반전을 기대했던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경기력에 아쉬움이 남았다. 앞선 최종예선에서의 졸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는 더욱 중요해졌다. 신태용호는 내달 평가전을 시작으로 9개월 동안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 준비체제에 나선다. 앞선 2경기가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경기 내용면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다행히 신태용 감독 스스로도 우즈베키스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천명했다. 신 감독은 “아직 내가 원하는 패턴을 입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한민국 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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