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명석 기자] 현지교민부터 파견교사, 8시간 걸려 날아온 원정응원단까지.

현지시각으로 5일 8시(한국시각) 자정)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관중석 한켠을 메운 400여 명의 ‘붉은악마’는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도운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3만5000명의 수용이 가능한 이날 경기장 관중석은 대부분 현지 팬들로 가득 찼는데, 일당백 응원에 나선 붉은악마의 응원이 신태용호가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잘 덜어줬다.

경기 내내 우즈벡 팬들의 함성과 야유가 경기장에 가득 찼지만, 대~한민국부터 아리랑까지 붉은악마들의 응원소리 역시 기자석까지 또렷하게 들릴 만큼 우렁찼다.

경기장을 찾은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남편,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9년차’ 현지교민 이정현(35) 씨는 “가족들과 같이 응원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경기장을 찾았다”면서 “현지 응원단을 모집하자마자 빨리 신청했다. 5년 전 우즈벡에서 열린 경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고 웃어 보였다.

2년차 한지연(19) 양은 친구들과 함께 페이스페인팅까지 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한 양은 “응원하는 것을 좋아해서 친구들과 경기장을 찾게 됐다”면서 “대표팀 응원은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들뜬다”고 말했다.

한국어선생님으로 파견 나온 교사들도 경기장 한켠을 붉은 물결로 이루는데 힘을 보탰다. 우옥단(34) 씨는 “이곳에 온지는 1년 됐다. 축구에 관심이 많아 교사들과 함께 응원하러 오게 됐다”면서 “응원의 힘도 대표팀에게 보내고, 또 교사들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긴 비행 끝에 분요드코르 스타디움까지 찾은 팬들도 있었다. 심영훈(31) 씨는 “8시간 정도 걸렸다. 한참 걸렸다”고 웃어 보이면서도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원정 응원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대표팀에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이러한 붉은악마의 지원 덕분이었을까. 이날 신태용호는 우즈벡과 0-0으로 무승부, 조 2위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경기를 마친 뒤 대표팀은 원정응원단을 바라보며 축하 세리머니를 펼쳤고, 역사의 현장에서 힘을 보탠 응원단 역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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