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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게 첼시전은 '기회의 장'이었다.

상대의 전력누수가 워낙 심했다. '에이스' 에당 아자르를 비롯해 개리 케이힐과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징계로 결장했다. 피카요 토모리, 카일 스콧 등 어린 선수들이 벤치에 앉을 만큼 무게감이 떨어졌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긴 하더라도 정황상 충분히 승리를 노려볼 만한 경기였다.

개막전 흐름도 엇갈렸다. 토트넘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완승을 거둔 반면, 첼시는 번리에 충격패를 당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초반 흐름만 잘 잡는다면, 앞선 상대의 전력누수와 맞물려 경기를 주도할 수도 있었다. 뉴캐슬전에 이어 시즌 초반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는 기회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들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패착에 의해 무의미해졌다. 당장 스리백(Back3) 전술을 꺼내든 것부터 결과적으로 악수(惡手)가 됐다. 이날 토트넘은 3-4-2-1 전형을 꺼내들었다. 지난 시즌 첼시를 잡았던 전술이자, 강팀들을 상대로 즐겨 활용했던 전술이었다.

다만 핵심을 간과했다. 스리백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윙백의 무게감이 지난 시즌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났다. 대니 로즈와 카일 워커는 각각 부상과 이적으로 팀에 없었다. 그 자리를 대신한 벤 데이비스와 키에런 트리피어는 오버래핑 등 공격가담 능력에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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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위력이 떨어진 토트넘의 스리백은 공격 전개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마침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맞춤전략'을 꺼냈다.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중앙지향적인 공격 전개에 맞서 다비드 루이스를 상향배치하는 3-5-2 전형을 맞섰다. 토트넘의 공격은 좀처럼 날카롭지 못했다.

프리킥에 의해 선제실점도 내줬다. 이후 첼시는 더욱 더 두텁고 견고하게 수비벽을 쌓았다. 변화가 절실했다. 전술이든, 선수교체든 분위기를 환기시켜야 했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좀처럼 교체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결국 후반 23분이 되어서야 손흥민을 투입해 전술에 변화를 줬다. 0-1로 끌려간 지 40여 분 만이자, 경기 종료 20여 분을 남겨두고 첫 변화를 줬다.

이 과정에서 경기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미드필더 빅토르 완야마는 끝까지 남겨뒀다. 완야마는 상대의 강력한 중원에 부침을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이었다. 잦은 패스미스에 흐름마저 번번이 끊겼다. 결국 1-1로 맞서던 후반 42분 중원에서 공을 빼앗기는 바람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또 다른 악수였다.

결국 토트넘은 첼시에 무릎을 꿇었다. 상대의 전력이 정상이 아니었던 데다가,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탈 기회였다는 점에서 더욱 쓰라린 패배였다. 거듭된 포체티노 감독의 악수들이 유독 아쉬웠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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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토트넘은 오는 27일 자정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번리와 EPL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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