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이 강원FC에 완승을 거뒀다. 전력누수는 서울의 ‘집중력’ 앞에 큰 의미가 없었고, 준비한대로 경기를 펼치지 못한 강원은 스스로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4라운드에서 강원에 3-1 완승을 거뒀다. 후반 데얀과 황현수, 이상호의 연속골이 리그 10번째 승리로 직결됐다.

부상, 징계 등 중원과 최전방에 걸친 서울의 전력누수는 기우에 불과했다. 서울은 물러서지 않고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힘겨루기에 나섰고, 잔뜩 내려선 상대가 빈틈을 보이기만을 묵묵히 기다렸다. 결국 후반에만 3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반면 강원은 준비한 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상대의 전력누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던 최윤겸 감독의 계획은, 생각보다 허술했던 선수들의 압박에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강원은 적지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사령탑 출사표

- 황선홍 서울 감독 : “같은 포지션(중원)에 징계·부상 때문에 5명이나 빠졌다. 상당히 어렵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초반 15분이 고비다. 슬기롭게 견뎌내야 한다. 코바와 윤일록의 공존은 휴식기 동안 준비를 했다. 코바는 왼쪽이 제일 잘 맞는 것 같고, 위치를 바꾼 윤일록의 적응이 관건이다.”

- 최윤겸 강원 감독 : “휴식기 동안 조직력과 빌드업 등을 준비했다. 서울 수비진은 신장이 좋지만 경험이나 스피드가 떨어진다.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할 것이다. 상대 중원에 공백이 생긴 만큼 허리 싸움이 승부처다. 황진성 한국영 오승범 등이 타이트하게 경기를 운영하면서 압박을 펼칠 것이다.”

FC서울-강원FC 선발라인업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4-3-3 전형을 꺼내들었다. 데얀을 중심으로 코바 윤일록이 양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임민혁 이상호가 2선에 배치됐고 오스마르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김치우 황현수 곽태휘 신광훈이 수비라인을, 양한빈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주세종과 고요한은 징계, 하대성 이명주 송진형 박주영은 부상 결장.

강원도 4-3-3 전형으로 맞섰다. 김승용을 중심으로 김경중 이근호가 전방에 포진했다. 황진성 한국영 오승범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정승용 김오규 제르손 박요한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이범영이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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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 치열했던 힘겨루기… 깨지지 않은 균형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서울과 강원 모두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 강원은 최 감독의 예고대로 압박을 펼쳤다. 중원에 전력 누수가 많았던 서울 역시 물러서기보다 힘으로 맞서며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중원에서의 치열했던 경합은 서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도, 주지도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도 강원도 호시탐탐 서로의 골문을 노렸으나 대부분 중거리 슈팅에 그쳤다. 결국 전반전은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슈팅수는 서울 2개, 강원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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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기회 놓치지 않은 서울, 유효슈팅 3개 모두 '골'

후반들어 강원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하프타임 오승범 대신 문창진을 투입했고, 이어 후반 11분에는 김경중 대신 디에고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흐름은 여전히 팽팽하게 흘렀다. 서울이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결정적인 기회는 좀처럼 주고받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13분, 마침내 0의 균형이 깨졌다. 해결사는 데얀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윤일록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강원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4분 만에 디에고가 균형을 맞췄다. 아크 정면에서 찬 절묘한 오른발 슈팅이 서울의 골문 구석을 흔들었다.

1골씩 주고받은 두 팀은 이후 더욱 치열하게 맞섰다. 서울이 옆그물을 맞는 김치우의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리자, 강원 역시 빠른 역습을 통해 역전골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윤승원과 심상민을, 강원은 나니를 각각 투입했다.

무더운 날씨 속에 경기는 ‘체력전’ 양상으로 흘렀다. 그리고 후반 39분, 서울이 다시금 균형을 깨트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황현수의 헤더가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승기를 잡은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이상호의 쐐기골까지 더해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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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10승’ 서울, 상위권 진입 발판

서울이 10승째(7무7패·승점37)를 거뒀다. 지난 전북현대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순위는 5위를 유지했으나, 상위권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반면 강원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9승7무8패(승점34)에 머무르면서 순위 상승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전력누수? 축구는 결국 ‘골’이었다

경기 전 화두는 서울의 전력 누수였다. 중원에는 하대성 이명주 송진형 등 기존 부상자에 고요한 주세종이 징계로 빠졌다. 결국 1997년생인 임민혁, 그리고 측면 미드필더인 이상호가 오스마르와 함께 중원에 포진했다. 임시방편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열세’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고, 최윤겸 감독은 이를 승부처로 꼽았다.

전력누수에 대한 서울의 답은 점유율을 앞세운 힘 싸움이었다. 서울은 상대의 강력한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맞섰다. 그러면서 서울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데얀을 필두로 윤일록 이상호 등이 전방에 포진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는 힘에 기대를 걸었다.

‘높이’에서 해답을 찾았다. 후반 13분 데얀이 윤일록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0의 균형을 깨트렸다. 후반 39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황현수의 헤더로 승기를 잡았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이상호의 쐐기골까지 더한 서울은 값진 승전보를 얻었다. 뼈아픈 전력누수가 곧 ‘결과’로 직결되지는 않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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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전력누수가 많아서 미드필드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준비를 잘 했다. 전반에는 사실 상대가 자기진영에서 수비를 해서 답답한 면이 있었다. 평일인데도 많은 관중들이 찾아와주셔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신장이 큰데도 세트피스가 약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날씨가 무더운 오늘 같은 날은 세트피스에서 물꼬를 터주는 것이 중요했다.”

- 최윤겸 강원 감독 : “미드필드에서 압박하기로 했던 부분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 빌드업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다보니 주도권을 빼앗겼고, 체력소모가 많이 발생했다. 후반 문창진을 투입하면서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는데, 실점이 나오는 장면들이 아쉬웠다. 그래도 무더운 날씨에 선수들은 고생했고, 애를 썼다.”

▶경기정보

- 서울(4-3-3) : 양한빈(GK) - 김치우(후28‘심상민) 황현수 곽태휘 신광훈 - 임민혁(후32‘김원식) 오스마르 이상호 - 코바(후25‘윤승원) 데얀 윤일록

- 강원(4-3-3) : 이범영(GK) - 정승용 김오규 제르손 박요한 - 황진성 한국영 오승범(HT문창진) - 김경중(후11‘디에고) 김승용(후30‘나니) 이근호

- 득점 : 데얀 15호(후13분) 황현수 1호(후39분) 이상호 3호(후45분·이상 서울) 디에고 8호(후17분·강원)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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