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김종민 기자] 내주지 않아도 될 동점골 실점, 양 쪽 골대를 연이어 강타한 데얀의 슈팅, 그리고 추가시간 역전골 실점까지. 승리의 여신은 FC서울을 ‘끝내’ 외면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상무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6라운드 홈경기에서 이석현의 선제골 이후 황순민 김호남에게 연거푸 2실점,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4배가 넘게 차이 난 슈팅수(22-5)는 의미가 없었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패스미스에 의해 동점골을 내줬고, 이후 결정적인 기회들을 스스로 놓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결국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역전골까지 내준 서울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스스로 경기를 놓친 가운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정신차려 서울”이라는 서울 서포터스의 외침만이 울려 퍼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령탑 출사표

- 황선홍 서울 감독 : “윤승원의 선발을 두고 고민했다. 데얀도 휴식할 타이밍이 됐고, 상대가 워낙 에너지가 좋은 팀이라 적극적인 압박을 위해 윤승원을 투입했다. 상대는 측면이 강하다. 양쪽 측면을 봉쇄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다. 우리도 물러설 곳이 없다.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배수의 진을 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 김태완 상주 감독 : “경기력이 좋아도 결국 득점이 터져야 한다. 그래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호국보훈의 달이라 정신적인 무장을 한 부분이 있다. 상암대첩이라고 하는데, 오늘이 기념적인 날이 됐으면 좋겠다.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김병오에게 기대를 건다. 김호남 조영철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다양한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앞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FC서울-상주상무 선발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데얀과 박주영 대신 윤일록 윤승원 이상호가 전방에 포진하는 4-3-3 전형을 꺼내들었다. 이석현 주세종 고요한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심상민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가 수비라인을, 양한빈이 골문을 지켰다.

상주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김병오와 조영철 김호남이 전방에 포진했고, 김성주와 여름 유준수가 중원에 포진했다. 홍철 윤준성 임채민 김태환이 수비라인에 섰고, 유상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 공세 펼친 서울, 이석현 선제골

경기 초반에는 상주 김병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전반 4분 역습 상황에서 빠른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슈팅으로 이날 경기의 첫 슈팅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경기장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서울 수비진을 괴롭혔다. 서울도 주세종의 프리킥으로 포문을 열고 반격에 나섰다. 고요한이 좁은 지역을 돌파하면서 주도권을 서울 쪽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서울은 이규로와 심상민이 양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계속 시도하면서 상주를 몰아붙였다. 결국 전반 36분 선제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고요한이 중원에서 이석현을 향해 로빙패스로 연결했다. 문전에서 득점 기회를 맞은 이석현은 침착하게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양 팀은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그대로 전반전은 1-0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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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데얀 골대 강타… 추가시간 상주 역전골

하프타임 양 팀 모두 교체카드를 꺼냈다. 서울은 이규로 대신 하대성을, 상주는 김성주 대신 황순민을 각각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양 팀의 교체카드가 골로 이어졌다. 하대성의 패스미스가 상주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김병오의 땅볼크로스가 수비수 맞고 굴절되자 황순민이 마무리했다. 경기 균형이 맞춰졌다.

이후 서울이 윤승원 대신 데얀을 투입하며 전방에 변화를 줬다. 데얀은 후반 20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상주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이어 상주도 조영철 대신 신영준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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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8분, 서울이 이상호 대신 박주영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후 데얀, 윤일록, 하대성의 연이은 슈팅으로 거듭 상주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40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다만 슈팅은 왼쪽 골대와 오른쪽 골대를 번갈아 맞았다.

기회를 연거푸 놓친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오히려 역전골을 내줬다. 역습 상황에서 김태환의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김호남이 마무리했다. 시간은 많지 않았다. 서울은 수비수 곽태휘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균형을 맞추려 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이후 상주의 2-1 승리를 알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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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상주, 8경기 만에 승전보

상주가 지난 4월 29일 포항스틸러스전 이후 약 두 달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의 흐름도 끊어냈다. 승점 20점(5승5무6패)으로 전남드래곤즈를 제치고 8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반면 서울은 지난 대구FC전 무승부에 이어 또 다시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승점22점(5승7무4패)으로 6위 수원삼성(승점24점)과의 격차를 좁히는데도 실패했다.

▶슈팅수 22-5, 그러나 서울은 이길 수가 없었다

내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내준 것이 쓰라린 역전패의 화근이 됐다. 하프타임 교체 투입된 하대성의 패스미스가 빌미가 됐다. 패스가 상대인 김호남에게 연결되면서 상주의 역습으로 전개됐고, 결국 이 실수가 황순민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이석현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역전패를 당한 첫 번째 이유였다.

이후 서울은 데얀 박주영을 투입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다만 황선홍 감독 스스로 “의아하다”고 표현할 만큼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급기야 문전에서 찬 데얀의 슈팅이 왼쪽과 오른쪽 골대를 번갈아 맞은 뒤 골로 연결되지 못하는 희귀한 장면까지 나왔다. 슈팅수는 4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정작 스코어는 균형이 이어졌다.

기회를 연거푸 놓친 서울은 경기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상대의 역습에 완전히 무너지며 뼈아픈 실점을 내줬다. 결국 서울은 1-2로 패배했다. 내주지 않아도 될 동점골 실점부터 끝내 따르지 않은 골운, 그리고 역전골 실점까지. 승리의 여신이 번번이 외면한 서울은 ‘끝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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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당황스럽다. 순간적인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동점골 실점 이후 공격에 힘을 많이 싣다보니까 밸런스가 무너져 실점한 것 같다. 1-1 이후에 의아할 정도로 안 들어갔다. 상당히 아쉽다. 심리, 체력 등 정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득점도, 에너지 있는 모습도 필요하다. 홈에서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김태완 상주 감독 : “전반에 미드필드에서 밀리는 바람에 어렵게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에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서 라인을 내려선 채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골대에 맞은 데얀의 슈팅 장면에서는 실점했구나 생각했는데, 골로 이어지지 않아 '천운'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끈끈함이 살아나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정보

- 서울(4-3-3) : 양한빈(GK) - 심상민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HT하대성) - 이석현 주세종 고요한 - 윤일록 윤승원(후15‘데얀) 이상호(후28’박주영)

- 상주(4-3-3) : 유상훈(GK) - 홍철 임채민 윤준성 김태환 - 김성주(HT황순민) 유준수(후31‘박희성) 여름 - 조영철(후21’신영준) 김병오 김호남

- 득점 : 이석현 1호(전36분·서울) 황순민 1호(후6분) 김호남 5호(후45분·이상 상주)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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