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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김종민 기자] 황선홍 FC서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대구는 지지 않으면 성공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홈 이점, 전력의 우위, 대구의 전력 누수 등이 맞물린 까닭이었다. 사흘 전 ‘라이벌’ 수원삼성을 꺾고 분위기까지 돌렸으니, 황 감독의 자신감은 결코 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경기는 정반대 양상으로 흘렀다. 경기 내내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서울과는 달리, 레오와 세징야 등을 앞세운 대구는 거센 공세를 펼치며 서울을 위협했다. 서울이 유리할 것이라던 지표는 두 팀의 ‘경기력’에 의해 그 의미가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21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대구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5라운드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다만 이날 전체적인 경기 양상을 돌아보면, 황 감독의 표현과는 정반대로 ‘지지 않은’ 서울이 성공을 거둔 경기였다.

▶사령탑 출사표

- 황선홍 서울 감독 : “슈퍼매치 이후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상대는 지지않으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할텐데, 경기 초반 주도권을 쥐고 적극성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홈에서 승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하겠다는 생각으로 데얀 박주영 윤승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 안드레 대구 감독대행 :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에반드로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레오가 최전방에 나선다. 지난 맞대결 승리(4월·대구2-1승)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자신감과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초반 15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C서울-대구FC 선발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서울은 4-3-3 전형을 유지했다. 데얀을 중심으로 윤승원 박주영이 전방에 포진했고, 주세종 오스마르 하대성이 역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구성했다. 김치우 황현수 김원균 이규로가 수비라인을, 양한빈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대구는 3-4-3 전형으로 맞섰다. 세징야와 레오 정승원이 전방에 포진했고, 정우재 김선민 류재문 홍승현이 미드필드진을 구축했다. 김우석 한희훈 김진혁이 스리백(Back3) 라인을 지켰고,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 주도권 쥔 대구, 실마리 찾지 못한 서울

경기 초반 팽팽한 주도권 싸움이 펼쳐졌다. 이후 대구가 전반 10분 레오의 중거리 슈팅으로 경기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후 세징야가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다. 반면 서울은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수비 진영에서 롱패스로 기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번번이 상대 수비에 막혔다.

전반 중반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경기는 전반 35분부터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서울이 박주영의 오른발 프리킥으로 첫 슈팅을 기록하자, 대구도 세트피스를 통해 선제골을 노렸다. 다만 한희훈의 슈팅이 골대에 맞았고, 이후 두 차례의 연이은 슈팅마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0의 균형을 깨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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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깨지지 않은 균형, 후반 막판 ‘퇴장’ 변수

교체없이 후반을 맞이한 두 팀은 초반부터 슈팅을 주고받았다. 서울이 하대성의 발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자 대구도 레오의 오른발 슈팅으로 응수했다. 이후 두 팀은 빠른 공격을 주고받으며 균형을 깨트리려 애썼다. 이후 서울이 이석현 조찬호 고요한을 빠르게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팽팽한 흐름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서울과 대구 모두 빠른 역습을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 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후반 37분에는 변수가 생겼다. 대구 한희훈이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서울이 남은 시간 수적 우위 속에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후에야 서울의 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윤승원의 슈팅은 골대에 맞았고, 데얀의 헤더는 골대를 외면했다. 이후에도 서울의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서울과 대구, 나란히 3연속 무패

사흘 전 ‘라이벌’ 수원을 꺾었던 서울의 기세가 꺾였다.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 흐름을 이어가긴 했으나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웠다. 리그 성적은 5승6무4패(승점21점), 순위는 7위로 떨어졌다. 적지에서 무승부를 거둔 대구는 3경기 연속 무패(1승2무)의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3승5무7패(승점14점·10위)로 중위권 도약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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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적우위’ 이후에야 드러난 서울의 공격

경기 전 황선홍 감독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예고했다. 데얀과 박주영을 동시에 투입한 것도 전반 초반 주도권을 쥐고 골을 넣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서울은 데얀을 중심으로 윤승원 박주영이 전방에 포진했고, 2선에서 주세종 하대성이 지원하는 형태로 공격을 풀어갔다.

그러나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공격 전개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구가 9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서울의 골문을 위협하는 동안, 서울은 박주영의 프리킥 슈팅을 제외하면 전반 45분 내내 제대로 된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전 슈팅수 1-9라는 ‘기록’은 이날 서울의 전반전 경기 내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황 감독은 결국 후반 초반 교체카드 2장을 연거푸 썼다. 김원균 대신 이석현을, 하대성 대신 조찬호를 각각 투입했다. 이른 시간 연이은 교체는 그만큼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교체카드 이후에도 경기력에는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답답한 공격 전개가 이어졌다.

그나마 서울은 경기 막판에야 공세를 펼쳤다.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그 이후였는데, 그 마저도 서울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추가시간 윤승원의 슈팅마저도 골대를 외면하면서, 서울은 무득점 경기를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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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멤버 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원활하지 않았다. 공격 작업을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 전방 3명이 활발한 움직임이 적었기 때문에 공격이 잘 안됐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빨리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 안드레 대구 감독대행 : “경기가 준비한대로 잘 이루어졌다.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수비 등은 만족스럽다. 서울의 2선 침투, 데얀의 움직임 등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선수들 사이의 간격을 좁히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은 것이 포인트였고, 또 적극적이고 와일드하게 수비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경기정보

- 서울(4-3-3) : 양한빈(GK) - 김치우 황현수 김원균(후8‘이석현) 이규로 - 주세종 오스마르 하대성(후13‘조찬호) - 윤승원 데얀 박주영(후29’고요한)

- 대구(3-4-3) : 조현우(GK) - 김우석 한희훈 김진혁 - 정우재 김선민(후41‘이재권) 류재문 홍승현 - 세징야 레오(후40‘황재원) 정승원(후47‘신창무)

- 득점 : 없음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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