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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뛰지 못하면 결국 퇴보하게 된다.”

지난달 30일이었다.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U-20 월드컵 16강전 패배 직후,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19) 백승호(20)를 향해 조언을 건넸다. 소속팀과는 무관하게, 결국은 경기에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 골자였다.

당시 신 감독은 둘을 향해 “세계 최고 유스팀에 있고, 분명 잠재력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기에 뛰지 못하면 그 잠재력이 나올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유스팀에 있어도, 뛰지 못하면 결국 퇴보하게 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성장하려면, 꼭 바르셀로나가 아니더라도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면서 “그래야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한국축구의 미래 역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최근 이적설의 중심에 선 이승우가 되새겨야 할 스승의 조언이기도 하다. 앞서 독일 빌트는 이승우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의 영입 대상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도르트문트 외에도 이승우는 유럽 여러 1부리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유스팀 소속인 그로서는 귀가 솔깃해질 만한 러브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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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적지 않은 고민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경기에 뛸 수 있느냐’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신 감독 조언의 핵심이 ‘바르셀로나를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적을 고민한다면, 꾸준한 경기 출전이 가능한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함께 해야 한다. 예컨대 도르트문트에 새 둥지를 틀더라도, 실전 경기에 나설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머물러야 하는 도르트문트 2군이 독일 4부리그에 속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바르셀로나 내부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그는 나이 제한 때문에 곧 프로계약을 맺은 뒤 B팀으로 올라가야 한다. 프로팀인 바르셀로나B는 다음 시즌 스페인 2부리그 승격이 유력하다. 만약 바르셀로나B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2부리그이긴 하나 만만치 않은 프로무대에서 꾸준하게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스스로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생각보다 낮은 무대에서 출발하더라도, 꾸준한 출전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폭발시킬 수만 있다면 더 큰 무대에서의 러브콜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수 있다.

설령 네임벨류가 높은 팀이 아니더라도,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그리고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은 이승우가 기억해야 할 ‘핵심 조건’이다.

한편 이승우는 오는 26일 출국해 바르셀로나 B팀 승격 및 다른 팀으로의 이적 등을 놓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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