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부천FC1995는 최상의 카드를 꺼냈고, FC안양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극과 극이었던 팀의 상황은 ‘결과’로 이어졌다.

부천이 안양을 꺾고 리그 2연승을 달렸다. 부천은 19일 오후 7시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7라운드 홈경기에서 바그닝요 진창수의 멀티골을 앞세워 안양을 6-2로 대파했다. 지난 서울이랜드FC전에 이은 2연승.

경기 전부터 기세는 한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 측면 수비수만 바뀐 부천에 비해, 안양은 경고누적·부상 등 전력 누수가 컸기 때문. 경기를 앞두고 크게 엇갈렸던 양 팀 사령탑의 반응처럼, 결과 역시 부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사령탑 출사표

- 정갑석 부천 감독 : “중요한 경기다. 오늘 안양을 잡으면 치고 나갈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지금 스쿼드가 최상이다. 더 이상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상대의 큰 전력 출혈은 오히려 우려가 된다. 안양은 적극성이 강한 팀이고, 김종필 감독님도 경험이 많다.”

- 김종필 안양 감독 : “누수가 많다. 양 측면 사이드백, 주전 6명 정도가 빠졌다. 중요한 경기인데, 경고누적에 부상 등 전력이 최악이다. 그래도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후반전 중반 이후를 노려봐야 할 것 같다.”

부천FC-FC안양 선발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부천은 3-4-3 전형을 꺼내들었다. 김신을 중심으로 진창수 바그닝요가 전방에 포진했다. 지병주와 안태현이 양 측면 윙백 역할을 맡았고, 문기한과 닐손주니어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임동혁 박민 고명석이 스리백(Back3) 라인을, 류원우가 골문을 각각 지켰다.

안양은 4-4-2 전형으로 맞섰다. 김효기와 김원민이 투톱으로 나섰고, 한의혁과 정재희가 양 측면에 섰다. 이태현 유수현이 중원에 포진했고, 안성빈 강준우 김태호 조영훈이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 장갑은 권태안이 꼈다.

▶전반전 : 경기 초반 연속골, 부천 기선 제압

부천이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상대 진영에서 문기한의 압박으로 공을 가로챈 뒤, 진창수가 오른발 슈팅으로 안양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부천은 3분 만에 점수차를 더 벌렸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신의 패스를 바그닝요가 마무리했다.

궁지에 몰린 안양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17분 한의혁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부천의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올라온 한의혁의 크로스를 김효기가 헤더로 연결했다. 이후에도 안양은 주도권을 쥔 채 거듭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부천이 역습 상황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2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김신의 크로스를 바그닝요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결국 부천이 2골 앞선 가운데 전반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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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후반에도 3골 추가, 부천 ‘4골차’ 대승

하프타임 부천이 먼저 변화를 줬다. 박민 대신 조범석을 투입했다. 닐손주니어가 미드필드에서 스리백으로 내려섰고, 조범석이 중원에 포진했다. 후반 6분 부천이 점수차를 벌렸다. 역습 상황에서 김신이 찬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진창수가 넘어지면서 마무리했다.

3골 차로 벌어지면서 기세 역시 크게 기울기 시작했다. 부천은 스리백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거듭 추가골을 노렸다. 반면 만회골이 절실했던 안양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 18분 조석재 조시엘을 동시에 투입하며 전방에 무게를 뒀으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후반 35분, 부천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골키퍼를 향한 수비수의 백패스를 가로챈 신현준이 왼발로 마무리, 안양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안양이 조시엘의 만회골로 희미한 추격의 불씨를 지폈으나, 후반 43분 김신이 역습상황에서 팀의 6번째 골로 찬물을 끼얹으면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종료 : ‘2연승’ 부천, 3위 도약

부천이 3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8승2무7패(승점23)를 기록, 아산무궁화(승점26)에 다득점에서 앞선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안양은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늪에 빠진 채 4위와의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6승4무7패(승점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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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과 최악의 만남, 기세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경기 전 정갑석 감독은 “용병술에 변화는 필요없다”고 말했다. 현재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줄 필요없이 최상의 선택지를 꺼냈다는 의미였다. 김신을 중심으로 진창수 바그닝요로 이어지는 공격진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성향을 강하게 어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종필 감독은 쓴웃음부터 지었다. 미드필더 쿠아쿠를 비롯해 측면 수비수 용재현 이상용이 징계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방대종 최재훈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 김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면서도 “중요한 경기인데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발진에서 크게 어긋난 무게감은 그라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부천은 10분도 채 지나기 전에 내리 2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안양이 총공세를 펼치며 만회골을 넣었으나, 부천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거듭 골을 넣으며 점수차를 벌려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라인업에서 드러났던 전력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반전 역시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정갑석 부천 감독 :“일주일 동안 준비한 과정이 경기장에서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안양이 올라오는 플레이를 하기를 바랐는데, 상대 뒷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많은 득점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중위권 싸움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다음 경기, 그리고 그 다음 경기를 하는데 힘이 생길 것 같다.

- 김종필 안양 감독 : “우려했던 부분이 결과로 온 것 같다. 부상, 경고누적 등 선수들이 많이 빠졌다. 안 먹을 골을 너무 쉽게 실점하다보니까, 위축감이 크게 작용해 대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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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부천(3-4-3) : 류원우(GK) - 임동혁 박민(HT'조범석) 고명석 - 지병주 문기한(후31‘문기한) 닐손주니어 안태현 - 진창수(후25'이정찬) 김신 바그닝요

- 안양(4-4-2) : 권태안(GK) - 안성빈 강준우 김태호 조영훈 - 한의혁(후18‘조시엘) 이태현 유수현(후29’최승호) 정재희 - 김효기 김원민(후18‘조석재)

- 득점 : 진창수 4, 5호(전5분, 후반5분) 바그닝요 6, 7호(전8분, 전42분) 신현준 1호(후35분) 김신 4호(후반43분·이상 부천) 김효기 3호(전28분) 조시엘 2호(후36분·이상 안양)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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