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모두가 알고 있다. 모두가 안다는 것은 본인도 안다는 것이다. 그 어떤 이도 ‘재’신임에 이어 ‘재재’신임을 할거라 생각지 않는다. 경질이 되면 모양새는 좋지 않다.

그런데도 대체 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자진 사퇴를 하지 않을까.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오후 카타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같은날 새벽 열린 카타르 원정에서 충격의 2-3 패배를 당한 직후에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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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사임은 없다”고 밝힌 슈틸리케는 귀국장에서도 “자진사퇴까지는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다. 아직 2경기가 더 남아 있다. 원정에서는 좋지 않지만, 홈에서는 모두 승리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다르게 여론은 모두가 ‘더이상 안된다’고 외치고 있다. 그 누구도 더 이상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감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단순히 카타르전 때문이 아닌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경기력 부진과 원정경기 참패 등으로 누적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축구인은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미 경질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엄청난 경질 여론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귀국장에서 이용수 기술위원장 역시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경질을 암시했다. 기술위는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다. 이 기술위에서 슈틸리케의 거취가 발표된다.

모두가 경질될 것이라 예상하고 그것이 당연한 수순이데 슈틸리케 감독은 왜 명예롭게 자진 사임을 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 한 축구 관계자는 “그건 당연하다. 자진 사임을 하면 나머지 계약기간동안의 급여를 받지 못하지 않나. 하지만 경질이 되면 남은 계약기간동안 급여를 받는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2011년 조광래 감독이 물러나고 최강희 감독이 부임할 때 조 감독은 ‘경질’이 됐고 이에 남은 계약기간동안 법정 싸움을 벌이긴 했지만 잔여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자진 사임을 했다면 스스로 계약내용을 파기한 것이기에 급여를 받지 않지만 경질은 의지와 다르게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기에 계약내용은 이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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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 다른 축구 관계자는 “꼭 급여문제 때문에 버티는게 아닐거다. 아마 자기의 명예를 지키고자 하는게 아니겠는가”라며 “정말 자기는 굳게 ‘남은 2경기에서 반전을 이뤄서 월드컵에 진출하고, 또 월드컵에서 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티기를 선택했지만 그 버티기는 하루도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질 수순까지 가야 슈틸리케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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