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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인천국제공항=김명석 기자] 책임은 감독이 져야 하지만, 자진 사퇴는 없다. 거센 경질 여론에 대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답이었다.

1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으로 패배한 슈틸리케호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최종예선에서의 거듭된 부진, 그리고 카타르전 패배로 인한 비난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오른 귀국길이었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 현장 분위기가 사뭇 무거웠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슈틸리케 감독 스스로도 ‘감독으로서의 책임’을 먼저 거론했다. 그는 “모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 감독이다. 최근 좋지 못한 모습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카타르전 패배 등 거듭된 부진에 대해 스스로 돌아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자진사퇴까지는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직 2경기가 더 남아 있다. 원정에서는 좋지 않지만, 홈에서는 모두 승리했다”며 마지막까지 지휘봉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나마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기술위가 경질을 택하면 이를 거부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적어도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속뜻이 담긴 한 마디이기도 했다.

공은 기술위로 넘어갔다. 기술위는 15일 오후 2시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축구대표팀과 동행하고 귀국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시사하면서도, “어떤 결정이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심도 있게 토론하겠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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