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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부천FC1995가 서울이랜드FC를 꺾고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경기 내내 집중력에서 한 수 위였던 부천이,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를 잘 잡아냈다.

정갑석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10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2부리그) 16라운드 홈경기에서 서울을 1-0으로 제압했다. 최근 FA컵 포함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부천은 비로소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서울은 2연패의 늪에 빠진 채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한편 부천의 이날 승리는 1990년대 중반 이른바 ‘니포축구’로 부천 전성기를 이끌었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 앞에서 거둔 승리여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니폼니시 감독은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구단의 초청으로 방한해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사령탑 출사표

- 정갑석 부천 감독 : “3연패를 당하고 있지만 선수들에게는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다. 중거리 슈팅과 월패스, 세트피스 등을 강조했다. 선제골이 숙제다.”

- 김병수 서울 감독 : “수비가 붕괴됐다. 상대가 스리백(Back3)이어서 우리도 스리백을 꺼냈다. 일정부분은 맞부딪혀야 한다. 안 그래도 전력이 떨어지는데 부상자가 많다. 하고싶은 축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가 잘 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데 집중하겠다.”

부천FC-서울이랜드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양 팀 선발라인업

부천은 3-4-3 전형을 유지했다. 김신이 선발로 복귀한 가운데 진창수와 바그닝요가 양 측면에 포진했다. 김한빈과 문기한 닐손주니어 안태현이 미드필드진을 구축했고, 임동혁 박민 고명석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류원우가 골문을 지켰다.

서울도 3-4-3으로 맞섰다. 로빙요를 중심으로 김대광 주한성이 전방에 포진했다. 이준희 아츠키 백지훈 감한솔이 미드필드 라인에 섰고 최병도 김재현 김준태가 수비진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영광이 꼈다.

▶전반전 : 맹공 펼친 부천, 기선 제압 성공

경기 초반부터 부천이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14분 만에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왼쪽에서 올라온 문기한의 크로스를 바그닝요가 헤더로 연결,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안태현이 돌파 과정에서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 추가골의 기회도 얻었다. 다만 키커로 나선 김신의 실축으로 점수차를 벌리지 못했다.

맹공이 이어졌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과 빠른 역습을 통해 거듭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슈팅은 번번이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41분 김신의 왼발 슈팅은 골대에 맞는 불운이 더해졌다. 추가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반면 서울은 좀처럼 반격의 불씨를 지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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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집중력에서 앞선 부천, 짜릿한 승리

서울이 이른 교체카드로 변화를 줬다. 최병도 김대광이 나가고 조향기 심영성이 투입됐다. 후반 10분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진창수의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로빙요의 킥은 골대에 맞았다.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

위기를 넘긴 부천이 반격에 나섰다. 후반 17분 문기한의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이후 진창수의 헤더 등을 더해 거듭 쐐기골을 노렸다. 고명석 대신 조범석을, 김신 대신 신현준을 투입하며 변화도 줬다.

다만 쐐기골을 노린 부천도, 균형을 맞추려는 서울도 좀처럼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주고받았으나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간은 부천의 편이었다. 점차 안정에 무게를 둔 부천이 1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경기종료 : ‘연패탈출’ 부천, 4위 도약

FA컵 포함 4연패(리그3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부천이 분위기를 바꿨다. 리그 성적은 7승2무7패(승점23), 같은 날 부산아이파크와 비긴 FC안양(승점22)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반면 서울은 리그 9번째 패배(3승4무·승점13)를 당하며 하위권인 8위 탈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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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이겨야 했던’ 부천, 결실을 맺다

부천에게 이번 경기는 ‘여러 모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최근 부천은 FA컵 포함 4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3패를 홈에서 당했다. 상주상무(0-2패·FA컵) 아산무궁화(1-2패) 성남FC(0-2패)에 연거푸 졌다. 흐름을 끊어내야 하는 상황, 마침 상대는 ‘하위권’ 서울이었다. 니폼니시 감독의 방한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부담감을 잘 극복해냈다.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후에도 거듭 공세를 펼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전 슈팅수가 10-1에 달할 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후반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위기도 맞았으나 골대에 맞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부천이 값진 결실을 맺었다.

반면 서울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전반전 슈팅수가 단 1개에 그칠 만큼 힘을 잃었다. 후반들어 전술 변화를 통홰 반전을 꾀했으나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날 경기 내내 서울 응원석에서는 “뛰어”라는 외침이 거듭 나왔다. 선수들을 향한 따끔한 질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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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정갑석 부천 감독 : “경기 전 선수들에게 ‘냉철함’을 찾자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잘 표현해줬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내용보다는 승점 3점 획득에 대한 것에 주안점을 뒀다. 그래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20분 정도는 내려설 수밖에 없었다. 오늘 경기로 인해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올라왔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 김병수 서울 감독 : “부천에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우리 팀은 늘 득점에 문제가 있다. 부상 선수들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전반전은 생각보다 너무 안 좋았다. 후반 전술적인 변화로 반전을 노렸는데 경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

▶경기정보

- 부천(3-4-3) : 류원우(GK) - 임동혁 박민 고명석(후27‘조범석) - 김한빈(후30‘지병주) 문기한 닐손주니어 안태현 - 진창수 김신(후36‘조범석) 바그닝요

- 서울(3-4-3) : 김영광(GK) - 최병도(HT'조향기) 김재현 김준태 - 이준희 아츠키 백지훈 감한솔 - 김대광(후7‘심영성) 로빙요(후24’김희원) 주한성

- 득점 : 바그닝요5호(전14분·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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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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