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리그 첫 골부터 첫 도움, 그리고 첫 멀티골 승리와 첫 연승까지. 성남FC의 부천FC전 승리는 ‘처음’에서 시작돼 ‘처음’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성남이 부천FC를 적지에서 잡았다. 성남은 29일 오후 7시30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1골씩을 넣으며 부천을 2-0으로 제압했다.

이지민의 리그 첫 골로 균형을 깨트린 성남은 나란히 첫 골과 도움을 합작한 김두현-박성호의 추가골을 앞세워 값진 승전보를 울렸다. 성남이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FA컵 제외)이다. 리그 연승 역시도 마찬가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여러가지로 의미 있는 경기”

- 정갑석 부천 감독 : “전반전은 밸런스있게 경기를 운영하고, 후반 김신을 조커로 투입해 공격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생각이다. 홈 첫 패배(20일 아산무궁화전) 흐름도 끊어내야 하고,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여러 의미가 있는 경기다. 선수들에게는 홈에서 팬들에게 보여줘야 할 ‘의무’를 강조했다.”

- 박경훈 성남 감독 :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부상자가 복귀하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형성이 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부천전은 한 발 더 나갈 수 있는 기회다. 수비는 안정감을 찾았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공격이다. 외국인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만큼 국내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부천FC-성남FC 선발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스리백과 포백 맞대결

부천은 3-4-3 전형으로 나섰다. 진창수를 중심으로 신현준 유지민이 좌-우측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김한빈 문기한 김영남 안태현이 미드필드 라인을, 박민 닐손주니어 고명석이 스리백(Back3)을 각각 구축했다. 골문은 류원우가 지켰다.

성남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박성호를 필두로 황의조 김두현 이성재가 2선에 포진했다. 안상현 이후권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지민 연제운 오르슐리치 이태희가 수비라인을, 김동준이 골대를 각각 지켰다.

▶전반전 : 0의 균형 깨트린 이지민의 ‘왼발’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탐색전이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안정에 무게를 둔 채 서로의 빈틈을 찾았다. 부천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1분 안태현의 왼발 슈팅으로 성남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에 질세라 성남도 박성호의 헤더로 응수했다.

이후 성남이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34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류원우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박성호가 오른발 터닝슈팅으로 연결했다. 다만 슈팅은 골대에 맞고 나왔다.

기회를 놓친 성남은 전반 추가시간 0의 균형을 깨트렸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지민이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후 주심의 휘슬과 함께 전반전은 성남이 1골 앞선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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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김두현 쐐기골, 성남 적지서 완승

일격을 맞은 부천이 승부수를 던졌다. 하프타임 신현준 대신 김신을 투입했다. 전반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부천이 점유율을 쥔 채 공세를 펼쳤다. 다만 1골 앞선 성남의 수비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12분 성남이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박성호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다만 전반전에 이어 이번에도 슈팅은 골대에 맞았다. 이후 두 팀은 나란히 김진현(부천) 이창훈(성남)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24분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상대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박성호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다. 이어 문전으로 내준 패스를 김두현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승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만회골을 위한 부천의 공세가 펼쳐졌다. 다만 성남의 수비집중력은 여전히 견고했다. 결국 주심의 종료휘슬과 함께 경기는 성남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부천의 전략 무력화시킨 이지민의 ‘한 방’

이날 부천의 전략은 뚜렷했다. 전반전은 밸런스 있게 경기를 진행하다, 후반 김신을 투입해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었다. 바그닝요와 임동혁의 징계 결장 속에 전력이 약화된데다가, 성남의 상승세가 워낙 가파른 까닭에 내린 선택이었다.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전반전 무실점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내준 프리킥 실점은 그래서 더 뼈아팠다. 이지민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 차 부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신을 후반 팽팽한 균형을 깨트리기 위한 카드로 준비하고 있던 부천은 하프타임 ‘급하게’ 김신 카드를 꺼냈다.

다만 1골 앞선 성남의 수비는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중반 김두현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절묘한 타이밍, 절묘한 궤적을 그린 이지민의 한 방은 부천에게 너무나도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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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박경훈 성남 감독 : “초반에 승점을 따지 못해서 매 경기가 중요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또 모처럼 2골을 넣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선수들의 이기겠다는 정신력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노장 선수들의 투혼이 젊은 선수들을 깨워주고 있다. 이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싶다.”

- 정갑석 부천 감독 : “전체적으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첫 실점에 대한 아쉬움 속에 개의치 말고 플레이하자고 얘기했었는데, 후반전까지 안 좋은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전술, 전략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경기장에서의 분위기 자체가 안 좋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를 바꾸는 것은 승리밖에 없다. 경남 원정에서 다시 상승세를 타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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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정보

- 부천(3-4-3) : 류원우(GK) - 박민 닐손주니어 고명석 - 김한빈 문기한 김영남(후29‘이정찬) 안태현 - 신현준(HT'김신) 진창수 유지민(후13‘김진현)

- 성남(4-2-3-1) : 김동준(GK) - 이지민(후43‘장학영) 연제운 오르슐리치 이태희 - 안상현 이후권 - 황의조 김두현(후25‘문지환) 이성재(후15‘이창훈) - 박성호

- 득점 : 이지민1호(전45+2분) 김두현1호(후24분·이상 성남)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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