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어린 선수들에게 수원은 원래 기분 좋은 곳이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6 U-19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전승우승을 차지하며 AFC U-19챔피언십 예선탈락의 아픔을 씻었던 곳이 바로 수원이다.

그러나 이번 잉글랜드전 패배로 어린 선수들에게 수원은 아픔을 준 곳으로 기억될 듯 하다.

하지만 3경기 후 다시 수원으로 돌아온다면 그 자체로 이미 어린 선수들은 큰 성숙을 이뤘을 것이다. 또한 수원으로 온다는 것은 곧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역사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3,4위전이든 결승전이든 선수들은 환히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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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0 대표팀은 26일 오후 8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 코리아 A조 3차전 잉글랜드전에서 0-1로 패하며 2승 1패로 조 2위가 됐다.

한국은 3-5-2 포메이션에 이승우, 백승호에 휴식차원으로 선발에서 제외한채 경기를 했다. 그러다보니 공격은 원활치 않고 잉글랜드는 매서웠다. 결국 후반 11분 상대에게 선제 실점을 했고 실점 후 곧바로 이승우가 들어갔음에도 결과를 바꾸긴 힘들었다. 이번 패배로 한국은 조 2위가 됐고 잉글랜드가 조 1위로 마쳤다.

이승우와 백승호가 교체투입으로 많은 시간 뛰지 못한 탓도 있지만 확실히 한국은 잉글랜드에 부족했다. 잉글랜드는 거의 모든며에서 한국을 압도했고 경기내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이 “EPL 다웠다”며 혀를 내두른 이유다.

이 경기를 통해 기니전 3-0 대승, 아르헨티나전 2-1 승리로 행여 들뜰 수 있었던 선수들,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은 한번 쉬어가고 뒤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아직 20세 이하의 선수들은 어리며 부족한 점이 많은 선수들이다.

이번 패배로 조 2위가 되면서 한국은 다시 수원에 올 일이 결승전 혹은 3,4위전에 진출했을 경우 뿐이게 됐다. 조 1위였다면 16강을 전주에서, 8강은 천안에서 4강은 수원에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 2위가 되면서 이제 오는 30일 천안에서 16강전을 가진 후 6월 4일 대전에서 8강을, 6월 8일에는 또 대전에서 4강을 치르게 된다.

결국 패배한 수원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한국이 4강 안에 들었고 3,4위전 혹은 결승에 올라간다는 의미다. 이는 1983 멕시코 대회(당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신화를 이뤘던 그 기적 이상을 꿈 꿀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쓸 수 있게 된다. 26일에는 패배에 웃지 못한 어린 선수들이지만 다시 수원에 돌아오게 된다면 6월 11일은 역사를 쓰는 날이기에 방긋 웃을 수 있다.

아픔으로 남은 수원. 하지만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선수들에게 수원은 아픔의 공간이 아닌 역사를 쓴 행복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다. 딱 2경기만 이기면(16강, 8강) 수원으로 무조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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