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SV가 또 다시 살아남았다. 이쯤되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생존왕’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다.

함부르크는 20일(한국시각) 독일 폴크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34라운드 최종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잔류를 확정했다. 승점 38점(10승8무16패)을 획득한 함부르크는 볼프스부르크를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14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마지막 날 일궈낸 극적인 잔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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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잔류로 함부르크는 1963년 분데스리가가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 역사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리그 우승 6회 등 전통의 강호였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거듭 강등 위기에 몰리고도 늘 살아남으면서, 이제는 생존왕이라는 별명이 어울리게 됐다.

시작은 지난 2013~2014시즌이었다. 당시 함부르크는 16위를 기록, 강등 위기에 몰렸으나 그로이터 퓌르트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극적으로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성적 부진 때문에 시즌 중반 두 차례나 감독이 교체되기도 했다. 그 다음 시즌 역시 함부르크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면치 못했는데, 카를스루를 제물로 또 다시 잔류에 성공했다.

그나마 함부르크는 2015~2016시즌 10위로 순위를 끌어 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FC바르셀로나의 유망주 할릴로비치를 비롯해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필립 코스티치를 영입하는 등 전력을 보강했다. 호펜하임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도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다만 개막 후 12경기 연속 무승(4무8패)라는 극도의 부진 속에 다시금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채 시즌 막판에는 내리 3연패를 당했다. 비로소 강등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함부르크의 생존 본능이 시즌 막판 극적인 잔류로 팀을 이끌었다. 마인츠전과 샬케04전 연이은 무승부로 잔류의 불씨를 지핀 함부르크는 최종전에서 볼프스부르크에 짜릿한 2-1 승리를 거두며 기적같은 잔류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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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살아남은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의 생존왕으로 거듭났다. 홈 경기장에는 분데스리가에서 잔류한 시간을 나타내는 대형 시계를 설치, 분데스리가 개근의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함부르크가 매년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시계를 계속 굴러가게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포츠한국 류호준 객원기자 jisungnald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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