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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경기 내내 몸놀림이 가벼워보였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최전방을 누볐고, 후반에는 시저스킥까지 시도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2골1도움이라는 기록 역시 손흥민(25·토트넘홋스퍼)의 존재감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후반 33분, 손흥민을 블러들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 경기에 대비한 체력 안배 차원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뒤따르더라도, 기세를 굳이 꺾을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무대는 19일 오전 3시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16~2017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였다. 손흥민은 3-4-2-1 전형의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몸놀림이 눈에 띄었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기회를 모색했다. 슈팅 기회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전반 25분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허문 뒤,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이어 해리 케인을 향해 정확한 패스로 선제골을 도왔다. 리그 5번째 어시스트였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전반 36분 자신의 시즌 20번째 골을 터뜨렸다. 델레 알리의 로빙패스를 오른발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는 손으로 20을 그리며 자신의 시즌 20호골을 자축했다. 차범근(64) U-20월드컵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31년 전에 세운 한국선수 유럽무대 최다골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후반 초반 시저스킥을 시도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6분에는 멀티골까지 터뜨렸다. 케인의 패스를 받은 뒤 절묘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렸다. 이어 정확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자연스레 프리미어리그 첫 ‘해트트릭’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어 올랐다. 이미 승기가 기운 가운데 손흥민 스스로의 경기력도 워낙 좋았던 까닭이었다. 다만 후반 33분, 그는 교체 아웃됐다. 전술적인 교체는 아니었다. ‘공격수’ 빈센트 얀센과의 맞교체였다.

현지 언론들도 고개를 갸웃했다. BBC는 “얀센과 교체되면서 손흥민은 해트트릭에 도전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도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이 얀센과 교체됐다”고 표현했다.

승기가 기운 상황이었던 만큼, 추가골을 더욱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손흥민이 교체된 뒤에도 토트넘은 맹공을 펼쳤고, 케인이 2골을 더 추가했다. 물론 이틀 뒤 열리는 헐 시티전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겠으나, 컨디션이 워낙 좋았던 터라 중도 교체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날 2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한국 선수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을 21골(리그14골·FA컵6골·챔피언스리그1골)로 경신했다. 그는 21일 오후 11시 헐 시티 원정경기를 통해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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