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천둥번개 치고 기물이 날아들어올 정도의 강풍, 집중호우 속에서도 선수들은 뛰고 또 달렸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0-0이라는 아쉬운 결과였다.

성남은 13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2라운드 FC안양과의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주말 수원FC와의 깃발더비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둔 후 시즌 첫 연승과 홈에서의 승리를 노린 성남은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결정력 부족에 울어야했다. 안양 역시 날카로운 역습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집중력이 아쉬운 경기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이제 탄력 받을 때 됐다” vs “우리도 급하다”

-성남FC 박경훈 감독 : “아직 홈승리가 없지만 안양전을 승리하면서 탄력을 받고 싶다. 부상자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돌아온 김두현의 경우 스스로 의지가 강해 기대하고 있다. 본인 역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강압적으로 자극을 주진 않으려한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하고 있다. 챌린지에서 10경기 이상 해보니 이곳은 좋은 경기력보단 일단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곳이더라. 제가 선호하는 패스축구는 접어두고 싸우고 부딪쳐 결과를 만들어내는 축구가 우선임을 깨달았다. 승리하면서 제가 원하는 축구를 씌울 생각이다. 이제 선수들도 팀의 위해 희생해주면 좋겠다.”

-FC안양 김종필 감독 : “베스트 11에 외국인 선수가 하나도 없는 것은 쿠아쿠는 다음주에야 부상에서 복귀하고, 조시엘은 경고누적이다. 그나마 알렉스라도 벤치에 앉혔다. 성남은 전력에 비해 경기력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그래도 지난 주말 수원FC전에 승리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 같지만 저희도 승리가 급한 것은 매한가지다.”

▶전반전 : 천둥번개 동반한 집중호우, 그 속에서도 경기력 좋았던 성남

이날 경기는 불청객이 주인공이 됐다. 오후 3시경부터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가 바로 그 불청객. 천둥번개에 기물들이 경기장에 빨려들어오게 하는 강풍,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게 만드는 비로 인해 전반전 내내 선수들은 제대로 뛰는 것조차 힘겨워했다. 비가 너무나도 심하고 천둥번개까지 계속되니 안전을 위해서 경기를 중단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홈팀 성남은 안양을 압도하는 전반전을 보냈다. 효율적인 점유와 김두현을 선두로한 중앙 미들진은 안양을 눌렀다. 전반 23분 왼쪽 윙으로 나온 황의조가 왼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맞추며 기세를 잡았다.

전반 36분에는 황의조가 골까지 넣었으나 먼저 반칙이 선언되며 아쉽게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남은 분명 전반전을 안양에 판정승을 거둘만한 경기력으로 후반전을 기대케했다.

▶후반전 : 결정력이 아쉬운 두 팀, 0-0은 모두가 아쉽다

득점은 없었지만 전반전을 잘 보낸 성남은 비가 조금씩 잦아든 후반 2분만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가 잘 걷어내지 못하고 문전 혼전 상황때 공이 황의조에게 흘렀고 골키퍼 권태안과 바로 마주했다. 황의조의 슈팅은 약했고 권태안은 선방으로 성남 팬들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이후 성남의 공격은 다소 소강상태로 들어갔지만 안양 역시 별달리 위협적인 공격을 해내지 못한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0-0의 상황이 지속되자 후반 23분 양 팀 감독은 교체를 통해 실마리를 풀려했다. 성남은 김두현을 빼고 김영신을, 안양은 조석재를 빼고 알렉스를 투입했다.

안양은 후반 29분 오른쪽에서 김효기가 수비 두 명을 젖히는 드리블 이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성남 김동준 골키퍼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성남이 공격 주도권을 가진채 박성호의 머리, 황의조의 슈팅 등을 활용한 공격을 펼쳤지만 끝내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

안양은 경기 막판 역습을 통해 몇 번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성남과 비슷하게 결정력 부족이 드러나며 끝내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종료됐고 집중 폭우 속에서 쫄딱 젖으며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이 가져가기엔 아쉬운 결과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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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속 희망을 본 성남

앞서 언급했듯 이날 전반전은 이런 경기를 보기 힘들 정도로 최악의 날씨였다. 성남이나 안양 선수단 모두 최악의 날씨 속에서 제 경기력을 보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남은 전반전 내내 만만치 않은 안양을 상대로 경기력에서 우세를 보였다. 후반 역시 안양에게 위협적인 역습을 내주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자체를 주도하며 문전에서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어내기도 했다. 결정력만 받쳐줬다면 2골 정도는 들어갈 수도 있었다.

이같은 경기력은 지난 3,4월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박경훈 감독은 경기전 취재진에 “좋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이기는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경기력이 확연히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만 했다. 그만큼 지난 3,4월 성남은 워낙 좋지 못했는데 최근 6경기에서 3승2무1패로 지지 않는 경기가 많다는 점이 더 나은 성남을 기대케 한다.

▶경기 후 기자회견 : "홈에서 못이기는 것에 심적 부담감 있다"

-성남 박경훈 감독 : "기회에서 득점을 해야했는데 참 아쉽다. 승리로 가져올 수 있는기회를 놓쳤다. 교체 선수들이 들어갔을때 해결책이 부족했다. 더 빨라지고 중앙에서의 콤비네이션과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김두현이 부상에서 회복한 후 경기를 조율해주고 있어 다음 경기에서는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홈에서 못 이긴지 8개월쯤 됐는데 심적 부담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한경기 한경기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안양 김종필 감독 : “갑자기 비가 와서 그런지 경기가 매끄럽지 못했다. 기대했던 조석재의 경우 몸상태가 100%아니었다. 팀내 최다득점자인 정재희 역시 기회는 있었지만 넣지 못해 아쉽다. 투톱 조합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상대 공격수 박성호의 높이에 부담이 간 것은 사실이었고 성남이 상당히 의욕적이라 쉽지 않았다.”

▶경기정보

성남 FC 0 : 김동준(GK) - 이지민 연제운 오르슐리치 이태희 - 이후권 장은규(후41 이창훈) 김두현(후22 김영신) 황의조 이성재(후30 심제혁) - 박성호

FC 안양 0 : 권태안(GK) - 방대종 김태호 이상용 구대영 - 정재희 최승호(후39 유수현) 최재훈 안성빈(후42 한의혁) - 김효기 조석재(후23 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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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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