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경기 취재를 위해 집을 나설 때부터 살짝 불안하긴 했다. 흐린 하늘은 낮임에도 저녁인 듯 어두웠고 잘 안 맞는다곤 하지만 비 예보도 있었다. 경기시작 10분을 남기고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천둥번개는 물론 강풍까지 엄청났다.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은 집중호우의 중심에 있었고 폭우가 오죽 심했으면 ‘선수와 관중 안전을 위해 경기를 취소해야하는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번개가 치든,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고, 볼보이 의자나 경기장 물품들이 경기장 안에 강풍에 들어와도 성남 FC와 FC 안양의 선수들은 투혼을 보여줬다. 최악의 환경에서 최고로 열심히 뛴 선수들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13일 오후 3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2라운드 성남과 안양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시작 10분전부터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그 어느 경기보다 남다른 경기가 됐다. 물론 비가 내리는 경기는 많지만 이날 경기처럼 집중호우에 강풍, 천둥번개까지 동반된 경기는 수많은 경기를 뛴 선수들도 드문 경험이었다.

이날 오후 3시경에는 서울과 경기 중부지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성남 경기장은 직접적 타격을 받았다. 관중들은 급하게 천막이 있는 윗자리로 올라갔지만 선수들은 집중호우와 천둥번개 속에서도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너무나도 비가 심해 그 속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안전이 걱정될 정도였다. 비는 맞으면 아플 수준이었고 강풍은 너무 심해 경기장 기물이 잠시 경기장 안으로 빨려 들어오기도 했다. 볼보이가 앉아있던 의자는 바람에 경기장에 들어왔다 급하게 볼보이가 다시 회수하러 들어가기도 했다.

천둥번개에 놀라 어린 아이들은 울기도 했다. 이런 소란 속에서도 경기장에서 뛰는 22명의 선수들은 어떻게 해서든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폭우는 전반이 종료되면서 조금 잦아들었다. 물론 비는 계속내리고 바람도 불었지만 전반 45분이 워낙 강했었기에 후반전은 매우 양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경기는 성남이 전체적인 우세 속에서도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하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최악의 날씨 속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선수들이 가져가기엔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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