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그제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 카드’를 꺼냈다. 그를 선발에서 제외한 선택이 실수였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교체카드이기도 했다.

2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6~2017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이날 토트넘의 선발 라인업에는 손흥민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대신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를 2선에 배치하는 3-4-2-1 전형을 꺼냈다.

앞서 리그 3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릴 만큼 화력의 세기가 거셌던 4-2-3-1 전형이 아닌, 안정에 무게를 두는 전형을 택한 셈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대기명단으로 밀렸다. 리그 4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던 최근 상승세는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 앞에 의미가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포체티노 감독의 이 선택은 악수가 됐다. 3-4-2-1 전형을 꺼낸 토트넘은 점유율만 높았을 뿐, 좀처럼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위협적인 슈팅 기회조차 만드는 것이 버거워보였다. 오히려 상대의 전방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실점 위기까지 내줘야 했다.

흐름이 묘하게 흐르자 포체티노 감독이 부랴부랴 변화를 줬다. 하프타임 손흥민과 무사 시소코를 동시에 투입시켰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일찌감치 교체카드 2장을 꺼내든 선택은 이례적이었다.

ⓒAFPBBNews = News1
팀 전술 역시 그제야 포백(Back4)으로 바뀌었다. 4-1-4-1 또는 4-2-3-1 형태였다. 손흥민은 시소코와 더불어 양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공격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였다.

공격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특히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 배치돼 상대 수비의 빈틈을 찾았다. 직접적인 슈팅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으나, 폭넓게 위치해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것만으로도 팀 공격 전개에는 도움이 됐다.

결국 하프타임 교체카드를 활용한 이후, 토트넘이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케인의 패스를 받은 에릭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두 팀의 희비를 가르는 결승골이 됐다. 포체티노 감독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