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긴다는 진리가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이 2017년 첫 경인더비의 승리팀이 됐다. 서울은 22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7라운드 홈경기에서 데얀의 멀티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묶어 3-0으로 승리했다.

황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두 팀 모두 물러설 곳 없는 승부였다.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인천은 6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기 때문.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팀은 서울이었는데, 경기력과는 무관하게 상대의 골망을 흔든 ‘골’이 그 원동력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두 팀 모두 물러설 곳 없다”

- 황선홍 서울 감독 : “많이 이기고 싶고, 그 날이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체력이 우려되지만 뛰어넘어야 한다. 격렬한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이 참고 견뎌야 한다. 총력전을 해야 하는 경기다. 두 팀 다 물러설 곳이 없다. 지는 팀은 데미지가 클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 내겠다.”

- 이기형 인천 감독 : “서울이 좋은 경기를 하고 있고, 선수들도 좋다. 수비 안정에 무게를 두고 선수를 구성했다. 그동안 슬로스타터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그동안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오늘은 전반전은 수비적으로 축구를 한 뒤 후반에 교체 등을 통해 득점을 노릴 것이다.”

FC서울-인천유나이티드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데얀 vs 달리 원톱 맞대결

서울은 최근의 3-4-3 전형을 유지했다. 데얀을 중심으로 윤일록 이상호가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황기욱 주세종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김치우 고요한이 좌-우측 윙백 역할을 맡았다. 황현수 곽태휘 정인환은 스리백(Back3) 라인을, 유현은 골문을 각각 지켰다.

인천은 4-1-4-1 전형으로 맞섰다. 달 리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김용환 이상협 김도혁 문선민이 2선에 포진했다. 한석종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고, 최종환과 부노자 이윤표 이학민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대는 정산이 지켰다.

▶전반전 : 위기 넘긴 서울, 연속골로의 ‘리드’

경기 초반 치열한 탐색전이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안정에 무게를 둔 채 경기를 치렀다. 인천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12분과 16분 문선민의 연이은 슈팅이 나왔다. 슈팅은 다만 각각 골대를 외면하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서울도 전반 17분 이상호의 슈팅으로 응수했다.

인천의 슈팅이 이어졌다. 전반 23분 문성민의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달리의 헤더, 김용환의 슈팅이 거듭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좀처럼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인천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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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균형은 수차례 위기를 넘긴 서울이 깨트렸다. 전반 37분,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윤일록의 슈팅이 문전에 있던 데얀이 방향을 바꿨다. 앞서 뚜렷한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서울이 먼저 균형을 깨트렸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전반 45분 점수차를 벌렸다. 최종환이 걷어낸 공이 데얀에게 연결됐고, 데얀이 이를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문전에 있던 부노자에게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은 서울의 2-0 리드.

▶후반전 : 데얀 쐐기골, 서울 3-0 승리

서울의 집중력이 이어졌다. 후반 5분, 주세종의 중거리 슈팅을 골키퍼 맞고 흐르자 데얀이 이를 마무리했다. 중거리 슈팅 과정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데얀의 문전 쇄도가 3번째 골로 이어졌다.

궁지에 몰린 인천이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문선민과 김도혁이 차례로 빠지고, 송시우 웨슬리가 투입됐다. 공격적인 자원들을 투입해 반격의 불씨를 지피겠다는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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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공방전이 이어졌다. 만회골을 위한 인천의 공세가 펼쳐졌고, 서울 역시 데얀을 필두로 한 역습으로 맞섰다. 두 팀 모두 결정적인 기회를 주고받았는데, 서로의 골문을 위협할 만한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반전은 없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서울의 3-0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서울, 4경기 만에 값진 승전보

서울이 4경기 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지난달 19일 광주FC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에 빠져있던 늪에서 탈출했다. 승점12점(3승3무1패)으로 선두로 올라선 제주유나이티드(승점14) 추격에 나섰다. 반면 인천은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승점3)의 늪에 빠진 채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11위 대구FC(승점6)와의 격차는 3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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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달랐던 문전집중력, 축구는 결국 ‘골’

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천이 더 많은 기회를 잡았다. 문선민과 김용환 등 2선 자원들을 앞세워 연거푸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이렇다 할 반격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 전 두 사령탑의 출사표와는 정반대로, 경기 흐름이 인천에게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기세는 ‘골’에 의해 급격히 기울었다. 앞서 경기 흐름을 쥐지 못하던 서울은 전반 36분 윤일록의 슈팅이 문전에 있던 데얀이 방향을 바꾸면서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전반 막판에는 상대의 자책골이 더해졌다. 공격이든 수비든 ‘문전 집중력’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후반 5분 데얀의 추가골 장면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세종의 중거리 슈팅 과정에서 문전으로 쇄도한 데얀의 집중력이 값진 골로 연결됐다. 이날 두 팀의 경기력은 3골차까지 벌어질 만큼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축구는 결국 골’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가 두 팀의 희비를 크게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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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황선홍 서울 감독 : “양 팀 모두 승리가 필요했던 터라 격렬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반 초반 위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넘기고 선제득점을 만든 것이 경기가 잘 풀린 원동력이 됐다. 무실점은 긍정적이지만 찬스를 많이 내줬다. 그런 부분은 보완이 더 필요하다. 데얀이 꾸준히 득점해주고 있어서 팀이 살아나고 있다. 다만 다른 선수들도 컨디션 등이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다.”

- 이기형 인천 감독 : “전반 초반에는 준비한대로 수비적으로 하면서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공격이 잘 됐다. 다만 좋은 찬스를 많이 만들고도 득점을 못하다가, 이후 실점을 하면서 경기가 어렵게 됐다. 계속 좋은 기회에서 득점을 넣지 못해 어려움이 따른다. 공격적인 부분이 왔을 때 득점을 하는 방법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

▶경기정보

- 서울(3-4-3) : 유현(GK) - 황현수 곽태휘 정인환 - 김치우 주세종 황기욱 고요한 - 윤일록(후29‘마우링요) 데얀(후43‘이석현) 이상호(후26‘박주영)

- 인천(4-1-4-1) : 정산(GK) - 최종환 부노자 이윤표 이학민 - 한석종 - 김용환(후36‘박종진) 김도혁(후8‘웨슬리) 이상협 문선민(후7‘송시우) - 달리

- 득점 : 데얀 4, 5호(전36분, 후5분) 부노자 자책골(전44분·이상 서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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