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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후반 36분이었다.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다만 슈팅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스스로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3분이 지났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강력한 슈팅까지 연결했다. 방금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크로스바가 그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2차례의 결정적인 기회가 연거푸 무산됐다. 손흥민도, 관중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3분 뒤,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앞서 놓친 두 차례의 기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이미 이날 경기를 자신의 무대로 만든 뒤였기 때문이다.

무대는 8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6~2017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였다. 손흥민은 이날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빈센트 얀센을 필두로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가 2선에 포진했다.

초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볼 터치도 안정적이었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부지런히 전방을 누볐다. 상대 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슈팅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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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3분에는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델레 알리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를 알리가 절묘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6분 뒤 팀의 추가골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그의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두 차례 굴절된 뒤 에릭 다이어에게 연결됐다. 다이어가 이를 마무리했다.

이후에는 손흥민의 무대였다. 전반 44분이었다.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뒤 아크 정면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의 강력한 슈팅은 상대 골키퍼가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골망이 시원하게 흔들렸다.

후반 10분에도 또 다시 날아 올랐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키에런 트리피어의 크로스가 반대편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2선에 있던 손흥민이 낙하지점을 빠르게 찾아 쇄도했다. 이후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상대 골망을 또 다시 갈랐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전방을 부지런히 누비며 맹활약했다. 경기 막판에는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결과적으로 이 기회들을 손흥민은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큰 의미는 없었다. 해트트릭을 완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을지언정, 이날 그의 활약은 그 누구보다도 눈부셨기 때문이다. 팬들이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그를 향해 기립박수를 쳐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한편 이날 2골1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리그 11골4도움을 기록, 아시아 선수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을 더 늘렸다. 2014~2015시즌 레버쿠젠(독일) 시절 개인 시즌 최다골(17골) 기록도 18골로 경신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을 앞세워 왓포드를 4-0으로 대파하고 리그 6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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