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부딪치고 떨어지는 순간 모두가 알았다. 이건 그냥 부상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선수들은 물론 심판까지 달려가 정태욱의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려고, 기도를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민간인들의 초동대처는 좋았지만 의료진의 초동대처는 정말 잘됐던 걸까. 의료진에 화를 내던 선수들의 반응을 보면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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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대표팀은 27일 오후 7시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축구대회 잠비아와의 2차전에서 백승호의 선제골과 이승우의 2골에 임민혁의 추가골을 더해 4-1로 승리했다.

1차전 온두라스전은 3-2로 승리했던 한국은 2차전마저 승리하며 2승을 확보해 이번 대회 우승이 유력해졌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제주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전을 끝으로 U-20월드컵 최종 리허설을 마친다.

경기력은 물론 결과, 볼거리 등 모든면에서 완벽했던 경기의 옥의 티는 경기 종료 직전 나왔다. 수비수 정태욱이 헤딩경합 중 상대 선수의 왼쪽 어깨와 머리가 충돌했고 떨어지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충돌 순간과 떨어질 때 선수들은 이 부상이 심각함을 깨달았고 그대로 정태욱에게 달려가 기도를 확보하려 했고 의료진을 불렀다. 오죽하면 심판마저 달려가 선수들을 밀치며 자신이 기도확보를 해주려고 했을 정도.

곧바로 대표팀 팀닥터가 1차적으로 달려 들어왔고 뒤이어 들것도 함께 들어왔다. 그러나 이 사태는 들것과 팀닥터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1초가 아쉬운 긴급상황이었고 전문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했다. 부상 후 35초가 지난 시점에서 대표팀 팀닥터가 경기장 왼측면 트랙에 자리하고 있던 앰뷸런스 차를 불렀다. 그러나 별다른 미동이 없었는지 다시 불렀고 선수들도 급하게 앰뷸런스 차를 불렀다.

이런 사인이 있은 후 40초가 지나서야 앰뷸런스 차량이 들어왔다. 물론 40초의 시간도 충분히 잘 대처한 것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부상이 있은지는 1분 30초가 가까운 시점이었다. 만약 사고가 난 것을 알았다면 미리 차량에 시동을 걸고 언제든지 차를 움직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했었다.

물론 운동장 잔디까지 들어오기까지 포토라인이나 광고판 등의 장애물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다행히도 앰뷸런스차량은 사고가 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왼 측면에 위치하고 있었다. 만약 반대편에 차량이 위치했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었지만 마침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했기에 더 빠른 대처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팀닥터가 앰뷸런스를 부른 후 선수들까지 나서서 앰뷸런스를 불렀다. 그리고 앰뷸런스가 들어오자 일부 선수들은 늦은 대응에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정태욱의 다행히 그 사이에 의식을 차렸지만 어린 선수들은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기에 더 흥분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응급처치와 앰뷸런스 차량의 진입이 빠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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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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