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3전 3승 6득점 0실점.’

시즌은 길다. 그렇기에 고작 3경기를 보고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나 제주 유나이티드가 3월까지 보여준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경기력은 고착화되는 듯했던 K리그의 ‘절대 2강 구도’를 깰 수 있는 유일무이한 도전자로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클래식 3라운드가 끝난 현재, 제주는 유일한 전승, 무실점 팀으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ACL 출전이 무산되면서 국내에만 집중해 우승이 유력하다고 예상됐던 전북 현대마저 2승1무인데 제주는 이를 넘어섰다.

인상적인 것은 제주 특유의 축구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점. 제주는 지난 시즌 이미 리그 최다득점팀(71득점, 전북과 동률)으로서 인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특히 외국인선수 마르셀로의 11골을 제외하곤 두 자리 숫자 득점을 넣은 선수가 없을 정도로 모두가 골을 골고루 넣어 타팀들에게 ‘누구를 막아야할지’ 모를 혼란을 안겼다.

올해 역시 이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3경기, 6득점을 하는 동안 6골 모두 다른 선수들이 넣었다. 고른 득점 분포는 모든 감독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축구다.

또한 제주식 스리백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수비안정화까지 이뤄졌다. 이미 제주 조성환 감독은 "작년 대비 실점률을 30%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득점보다 더 인상적인 무실점으로 결과로 보여줬다.

여기에 중앙 미들진은 이찬동(수비+커트), 권순형(패스+조율), 이창민(공격+득점)으로 어느팀을 만나도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작년 영플레이어상 수상자인 안현범은 전성기를 맞은 듯 만개했다.

시즌 초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영입선수가 많은 제주(멘디, 이찬동, 조용형, 김원일, 박진포, 이창근 등 영입)가 과연 겨울 동안 제대로 조화를 이룰지 걱정했다.

그러나 조 감독의 지도력으로 이 우려는 사라졌고 이제 제주는 전북-FC서울로 고착화되고 있는 클래식의 ‘절대 2강’ 구도를 타파할 유일한 팀으로 기대받고 있다.

수원 삼성,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기존 명문팀들이 내외부 사정으로 스스로 추락하면서 전북과 서울만이 우승을 다투고 있던 실정.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그들만의 우승경쟁’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K리그는 제주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며 재미를 더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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