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호 기자] “멍한 태도에 화가 났다. 어린선수든,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나 역시 모두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34)은 이례적으로 거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작심한 듯 토해냈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대구FC를 상대로도 홈에서 승점 1점을 따내는데 그친 경기력에 대해 선수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며 최근 부진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야함을 강조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 삼성은 19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라운드 대구FC와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개막 후 2무1패로 리그 11위, 대구도 2무 1패로 리그 9위에 그쳤다.

대구는 전반 5분만에 외국인 선수 세징야가 선제골을 넣으며 이변을 만들어내나 했지만 전반 41분 대구에서 챌린지 득점왕까지 차지했던 수원 외국인 조나탄이 PK를 놓치고 재차 차넣으며 1-1을 만들었다.

리그 첫 승이 간절했던 두 팀은 최근 K리그에 불고 있는 스리백 바람을 타고 3-5-2 같은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전체적으로 수원은 몰아붙였지만 마침표를 찍지 못해 헛슈팅만 날리고, 대구는 수비에 치중하다 간간히 찾아오는 역습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수원은 슈팅 21개에 유효슈팅은 10개나 때렸지만 고작 1골에 그쳤다. 그 한골마저 PK가 아니었다면 넣기 힘들었던 골. 개막 후 1승4무1패(ACL 포함)에 리그 3연속 무승부라는 부진한 성적은 수원 삼성의 ‘명가 부활’을 기대했던 팬들을 화나게 하기 충분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주장 염기훈도 굉장히 답답해했다. “경기 초반부터 너무 멍하게 있다 골을 먹었다. 정말 왜그렇게 다들 멍하게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멍한 태도에 많이 화가 났다. 경기장 안에서 소리도 치고 전반전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다그치기도 했지만 멍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실점과 득점에 대해 염기훈은 “골은 정말 어렵게 넣는데 먹을때는 쉽게 먹는다. 오늘 같은 경기는 정말 선수들이 반성해야한다. 저뿐만 아니라 어린선수들, 베테랑 선수들 모두 반성해야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약 2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주어진다. 수원 삼성으로서는 부진한 분위기를 떨쳐내고 재정비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다. 염기훈은 “골 결정력이나 뭔가 맞지 않는 플레이를 이제 개선해야한다. 다미르는 같이 뛰어보니 좋은 선수다. 우리에게 활로를 찾아줄 수 있는 선수다. A매치 휴식기동안 더 맞춰서 함께 좋은 경기를 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장 염기훈이 이례적으로 선수단을 향해 공개적으로 반성을 강조했다. 시즌 초반 참으로 부진한 수원 삼성은 과연 염기훈의 이같은 발언을 통해 다시금 반등할 수 있을까. 2주의 A매치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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