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이상호(30·FC서울)에게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슈퍼매치’는 그 의미가 특별했다.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당시만 하더라도 수원 유니폼을 입고 서울과 맞섰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수원을 ‘적’으로 마주한 까닭이었다.

앞서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수원을 떠나 서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최고의 라이벌로 손꼽히는 팀으로 이적하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이후 5일 수원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그는 친정팀을 상대로 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자연스레 그를 향한 양 팀 서포터스의 시선과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경기를 앞두고 전광판을 통해 그가 소개되자, 수원 응원석에서는 야유가, 서울 응원석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교차했다.

수원을 떠나 라이벌팀으로 이적한 것에 대한 수원 팬들의 서운함, 그리고 이제는 ‘우리 선수’가 된 이상호를 상대의 야유로부터 지켜주려는 서울 팬들의 응원이었다.

이후에도 수원 팬들의 야유는 이어졌다. 이상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비단 공을 잡지 않더라도, 그가 수원 응원석 근처에만 가도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수원 팬들의 야유 속에서도 이상호는 끝내 미소를 지었다.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윤일록의 슈팅을 문전에서 방향을 바꿔 놓으며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름 아닌 이상호의 동점골에 서울 응원석에서는 더욱 큰 환호가 나왔다. 반면 수원 팬들은 이상호의 골 소식을 알리는 장내아나운서의 호명에 야유로 답했다.

이후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라이벌팀으로 이적한 뒤 처음 친정팀을 상대한 이상호는 야유 속에서도 1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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