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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서귀포= 이재호 기자] 제주가 졌다. 비슷하게 졌다. 다른 K리그팀들이 그랬듯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 중국클럽의 외국인 선수에게 당했기 때문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22일 오후 8시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아시아축구연맹(AFC0 챔피언스리그 H조 1차전 장쑤 FC(중국)와의 시즌 첫 공식경기에서 후반 종료직전 전 첼시소속이었던 하미레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하고 말았다.

제주는 2011년 이후 6년 만에 나선 ACL에서 첫 경기부터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였고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팀 4팀은 첫 경기에서 총합 1무3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제주는 21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고작 유효슈팅 1개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장쑤는 최용수 감독마저 “때로는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부진한 경기력에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하미레스의 존재로 인해 억지로 ‘승점 3점’을 따냈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진실된 땀 흘렸다” vs “1년만에 한국 복귀, 푸근”

-제주 조성환 감독 : 장쑤는 중국에서 우승권을 다투는 팀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최용수 감독까지 가서 더욱 강해졌다. 테세이라, 하미레스, 마르티네스 등 외국인 선수들의 특징이 두드러졌고 자국 선수들도 광저우 헝다, 상하이 상강과 비교할 만큼 좋다. 홍정호는 제주를 거쳐간 좋은 선수다. 빅리그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기량을 연마했다. 그러나 우리는 겨울동안 진실된 땀을 흘렸다. 2017시즌 제주도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

-장쑤 최용수 감독 : 약 1년만에 한국에서 공식 경기를 가진다. 서울이 아닌 장쑤 감독이지만 푸근하고 책임감도 있다. 제주는 분명 공격력이 강한 팀이다. 지난해 기록을 봐도 알 수 있다. 선수단 변화가 있지만 공격에 집중하는 팀이라 쉽지 않은 상대이며 존중받을 자격도 있다. 우리는 하미레스, 테셰이라같이 차이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라는 게 개인의 힘으로 승패가 갈리지 않지만 자국 선수들도 발전하고 있고, 선수단이 하나가 된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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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라인업 : 스리백 맞불 놓은 양 팀… 제주 상대한 홍정호

양 팀은 모두 스리백을 기본으로 했다. 최용수 감독이야 서울 시절에도 스리백을 즐겨 썼고 조성환 감독 역시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가진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백과 스리백 모두를 준비해 상황에 따라 쓸 것’이라고 공언했기에 이날 경기는 스리백을 쓸 경기로 판단했다.

장쑤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이적료 약 1100억 듀오 하미레스(이적료 420억원)-알렉스 테세이라(640억원) 듀오에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주전을 뒤로하고 최용수 감독 품에 안긴 홍정호 모두 선발로 나섰다.

제주는 주장 오반석 아래 이적생 조용형, 김원일, 이찬동, 박진포가 이적 후 첫 경기를 나섰고 황일수 역시 전방에서 마르셀루와 호흡을 맞췄다.

▶전반전 : 궂은 날씨의 서귀포… 허무했던 전반

서귀포의 날씨는 참 궂었다. 전국의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기에 항공편은 지연되고 제주에서 서귀포로 넘어오는 길은 짙은 안개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경기 내내 비가 내렸고 바람도 꾸준히 불었다. 그나마 영상 10도의 온도 덕분에 조금이나마 덜 추웠던 것이 위안.

자연스레 선수들도 몸이 덜 풀린 것은 물론 경기장 사정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패스 미스가 잦았고 양 팀 선수들은 자주 넘어졌다. 경기는 역동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제주는 홈에서 장쑤에 우세를 보였다. 전반 13분 ‘패스 마스터’ 권순형이 코너킥 이후 흘러나온 공을 재치 있는 왼발 발리슛을 했지만 반대편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8분에는 오른쪽 윙백 박진포가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침착하게 올린 크로스를 이창민이 회심의 헤딩슈팅을 했다. 하지만 이 헤딩은 원바운드로 반대편 골대를 맞고 튕겨져 나오며 제주 홈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장쑤는 기대를 모았던 하미레스-테세이라-마르티네즈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그리 날카롭지 못했다. 딱히 눈에 띄는 장면 없이 장쑤는 답답한 경기력으로 전반을 0-0으로 마친 것에 만족해야했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전 : 하미레스 빠진 장쑤… 그러나 하미레스가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전반 종료 직후 팀내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하미레스를 타오위안으로 교체했다. 부상의 이유인지 아니면 경기력 부진에 ‘군기 잡기’인지 미스테리했던 교체는 놀라움을 안겼고 이는 후반 2분만에 악수로 결정날 뻔했다.

제주의 공격수 마르셀로는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까지 길게 투입된 볼 때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자신의 몸을 맞고 도리어 앞으로 튀자 지체 없이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 슈팅은 또 다시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후반 2분만에 선제골 기회는 또 골대로 인해 무산됐다.

골이 쉽사리 터지지 않자 제주 조성환 감독은 후반 22분 공격수 황일수를 빼고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안현범을 투입했다. 박진포가 영입됨에 따라 올 시즌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 안현범은 역시 오른쪽 윙으로 나섰고 교체 투입과 동시에 기회를 잡았다.

후반 24분 오른쪽 후방에서 박진포가 길게 때려 준 패스가 장쑤 수비 사이를 뚫고 안현범에게 투입됐고 안현범은 공 흐름을 살린채 오른발 슈팅으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아쉽게 반대편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장쑤는 경기력에서 부진했으나 마지막 터진 행운의 골에 웃었다. 후반 45분 전광판 시계가 멈추기 직전 얻은 프리킥을 문전으로 갖다 붙였고 혼전 속에서 첼시의 No.7이었던 하미레스가 넘어지듯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결국 제주는 시즌 첫 경기를 제풀에 넘어져 날렸고 장쑤는 행운의 승리로 제주 원정에 1-0으로 성공했다.

▶21슈팅에 유효슛 1개… 제주가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장쑤는 지난 시즌 중국 리그 준우승팀으로서 큰 기대를 받았지만 전혀 인상적인 경기력을 남기지 못했다. 오죽하면 골 들어가기 전까지 경기 내내 유효슈팅이 1개뿐이었다(슈팅 전체 8개).

제주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지만 스스로 21슈팅을 때리고도 유효슛 1개에 골대 2번을 맞춘 것으로 날려버렸다. 황일수-마르셀루 투톱이 성과가 나지 않자 안현범을 투입한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조성환 감독으로서는 경기가 잘 안 풀림에도 교체카드를 지나치게 아낀 것(후반 39분 마그노, 후반 46분 멘디 투입)이 아쉬웠다.

결국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골대를 두번 맞춘 불운과 결정력 부족과 함께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소극적 교체들이 무승부도 아쉬운 경기에서 오히려 패한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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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 : “불운했지만 탓하지 않겠다" vs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던 경기”

-제주 조성환 감독 : 시즌 첫 경기라 상대나 저희나 모두 부담스러웠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마무리, 결정력이었다. 결정을 못 짓다보니 어이없는 실점을 했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골대를 두번이나 맞췄으니 말이다. 행운만 탓할 것이 아니라 어느 선수가 한번 터지면 자신감으로 이어져 모두가 넣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제 잠 한 숨도 못잤다. 승패때문이 아닌 겨우내 모든 선수가 고생했기에 우리 선수를 누굴 보낼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ACL경기라 그런지 선수들이 긴장했던 것 같다. 만족할 수 없다. 더블 스쿼드를 갖췄으니 경기를 못 나온 선수들도 함께 기회를 가지며 경기력이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장쑤 최용수 감독 : 예상했던 대로 제주는 준비를 잘하고 나왔다. 가끔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할 때가 있다. 우린 아직 팀이 미완성된 팀이라 갈수록 좋아질 것이다. 상대의 거친 압박에 초반 당황했고 하미레스를 후반 전방 배치시키며 성공했다. 이런 식으로 이기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개인적으로 한국팀이 아닌 중국팀을 이끌고 한국에 온 것에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스스로 냉정함을 가지려했다. 장쑤를 이끌고 왔기에 목적달성을 위해 노력했고 결과를 만들어냈기에 분명 만족스럽다. 테세이라 교체는 종아리 부상에 의한 불가피한 교체였다.

-장쑤 하미레스 : 최용수 감독님 말과 같이 정말 힘든 경기였다. 첫 원정이었고 승점 3점을 챙긴 것에 만족한다. 강한 상대와 맞붙어 선수단이 모두 최선을 다했고 비록 골을 내가 넣었지만 모두가 일궈낸 성과다.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경기정보

-제주 유나이티드 0 : 김호준(GK) - 오반석 조용형 김원일 - 정운 권순형 이창민(후39‘마그노) 이찬동 박진포(후47‘멘디) - 황일수(후22‘안현범) 마르셀루

-장쑤FC 1 : 장시펭(GK) - 리앙 홍정호 주윤 - 양시오티안 시에펭페이라(후29‘장시오빈) 하미레스 우시(후49‘리우지안예) 지시앙 - 테세이라(후1‘타오유안) 마르티네즈

-득점 : 하미레스(후45 장쑤)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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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2/22 22:31:24   수정시간 : 2017/02/23 03: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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