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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고전하던 카림 벤제마(28·레알 마드리드). 그러나 무대가 유럽 대항전으로 바뀌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벤제마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값진 동점골을 터뜨렸다.

0-1로 뒤지던 전반 19분 다니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3-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 득점 외에도 그는 활발한 공격 전개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시즌 리그에서 이어지던 부진을 털어낸 활약이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리그 24골에 성공하며 팀의 주포 역할을 도맡았던 벤제마는 올시즌 내내 침체에 빠졌다. 리그 16경기에서 5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 비한다면 득점이 확연히 줄었다.

이런 탓에 벤제마는 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매 시즌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 '9번 공격수'에 걸맞지 않은 활약에 팬들은 물론 현지 매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포지션 경쟁자인 알바로 모라타의 꾸준한 활약은 벤제마의 부진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던 요소. 올시즌 모라타는 리그 14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교체로 나서는 횟수가 잦았지만 꾸준히 골을 터뜨리며 벤제마의 입지를 위협했다.

주변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단 한 사람만은 벤제마를 믿었다. 바로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 그는 벤제마를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특히 나폴리와의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변함없이 모라타가 아닌 벤제마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이유가 있었다. 벤제마가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

실제로 벤제마는 지난 조별리그에서 레기아 바르샤바와 스포르팅 리스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2골)를 상대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앞선 리그에서의 부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나폴리와의 16강전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최근 컵대회 포함 6경기 연속 침묵을 지키던 그는, 무대가 챔피언스리그로 바뀌자 또 다시 골을 터뜨렸다. 대회 4경기 연속골의 가파른 상승세다. 지단 감독의 신뢰에 득점으로 보답한 벤제마다.

지단 감독은 나폴리와의 16강 1차전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벤제마를 칭찬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제마가 각종 비난 여론에 대해 대처하는 노하우를 선보였다”며 “상대를 꾸준히 위협했던 존재였으며, 득점을 기록할 자격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도 유럽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게 됐다. 1차전에서 나폴리를 3-1로 꺾은 레알 마드리드는 8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리그와는 별개로 적어도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는 벤제마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한편 나폴리전을 통해 벤제마는 챔피언스리그 통산 51호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95골) 리오넬 메시(93골) 라울 곤살레스(71골) 뤼트 판 니스텔로이(56골)에 이어 대회 통산 득점 5위, 현역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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