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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선발 제외도, 교체 투입시기도 고개를 갸웃할 만했다. 팀의 무기력한 영패와 맞물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았다.

손흥민은 17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벨기에 겐트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겐트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32강 1차전에 교체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채 팀의 0-1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추가시간 포함 약 26분을 뛰었지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선발명단 제외는 다소 의외였다. 경기에 앞서 가디언을 비롯해 이브닝 스탠다드 등 현지 언론들도 모두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FA컵 포함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설 만큼 포체티노 감독의 중용을 받고 있던 데다가, 최근 흐름 역시도 좋았던 까닭이었다.

다만 포체티노 감독은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더불어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신 해리 윙크스와 무사 시소코를 선발진에 넣었다. 앞서 3경기 1골에 그친 공격진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해리 케인을 중심으로 델레 알리, 시소코가 전방에 포진한 토트넘의 공격은 단순하고, 답답했다. 중앙에 밀집된 상대 수비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토트넘의 경기력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프타임 변화가 절실했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손흥민이든,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든 승부수를 던져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묘책을 마련해야 했다. 다만 포체티노 감독은 변화를 택하지 않았다. 후반에도 0의 균형이 이어졌다. 점유율은 높은데 한 방이 터지지 않는 흐름이 계속됐다.

후반 14분 오히려 일격을 맞았다. 제레미 페르베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토트넘 벤치는 그제야 분주해졌다. 후반 23분 첫 교체카드가 나왔다. 무사 뎀벨레 대신 손흥민이 투입됐고, 3분 뒤 시소코 대신 조르주-케빈 은쿠두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다만 경기 흐름 자체가 겐트에게 넘어간 뒤였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겐트의 집중력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선제실점을 내준 토트넘은 여전히 허둥댔다. 교체 투입된 손흥민이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간도 그리 많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끝내 한 방을 만들지 못한 채 0-1로 졌다. 54.9%의 점유율, 슈팅수 13-11의 기록은 무의미했다.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포체티노의 선택, 그리고 뒤늦은 교체 타이밍에 대한 아쉬움만 짙게 남았다.

한편 토트넘은 내달 2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2강 2차전을 통해 반전을 노린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무승부를 거두거나, 2-1 등 1골 이상을 내준 채 1골차로 승리하면 원정득점 우선 규정에 따라 탈락한다. 1-0로 승리하면 연장전을 통해 16강 진출 여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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