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왼쪽)와 루이스 수아레스(가운데) 네이마르.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 트리오로 손꼽혔던 바르셀로나의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가 침묵을 지키며 팀의 충격적 대패를 지켜만 봐야했다. 역사적인 대승이 이뤄져야만 가능한 8강 진출이다.

바르셀로나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 45분 프랑스 파크 데 프린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4 대패를 당했다.

현실적으로 PSG는 8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말해,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8강 진출 확률이 사실상 0에 가깝다고 평가해도 무방하다.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단언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기록 때문이다.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1차전에서 4골차 이상의 패배를 당한 뒤, 이를 뒤집었던 전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바르셀로나 역시 4골차 패배를 뒤집지 못한 전례를 한 차례 입증한 바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었던 지난 2013년 대회 준결승 1차전서 바르셀로나는 0-4 대패를 당했다.

절치부심 끝에 맞이한 2차전.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2차전서 앞선 패배를 만회하지 못하고 오히려 0-3으로 패했다. 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악의 준결승전이었다.

상황은 최악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2차전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희망의 불씨가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지펴봐야 할 바르셀로나다.

의외로 해답은 간단하다. ‘MSN’의 부활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16강 1차전서 에딘손 카바니, 율리안 드락슬러, 앙헬 디 마리아 등으로 구성된 PSG의 공격편대는 펄펄 날았던 데에 비해, ‘MSN'으로 대표되는 바르셀로나의 황금 공격편대는 침묵을 지켰다. 이 점이 PSG와 바르셀로나의 차이를 갈랐다.

특히 그동안 PSG와의 4차례 맞대결에서 5골을 기록하며 ‘천적’에 가까운 면모를 선보였던 네이마르와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최다득점자인 리오넬 메시의 부진이 너무도 뼈아팠다. 메시는 이날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단 한 차례의 볼터치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 ‘세계 최고선수’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졌던 경기였다.

올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도합 67골을 기록한 MSN. 비록 PSG를 상대로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여전히 기록만 놓고 본다면 전례 없는 기적을 이뤄낼 사실상 유일한 트리오다.

2차전이 바르셀로나의 안방인 캄 노우에서 열린다는 점 역시 바르셀로나에겐 호재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7차례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중 6차례나 3골 이상을 기록했다. 대량득점이 절실한 바르셀로나에게 캄 노우는 줄곧 약속의 땅이었다.

물론 PSG보다는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지만, 지난해 12월 묀헨글라드바흐를 홈에서 4-0으로 꺾기도 한 바르셀로나다.

스포츠 및 각종 사회문제를 통계로 다루는 미국의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1차전 이후 바르셀로나의 8강 진출 가능성을 7%로 내다봤다. 단순 승리를 뛰어넘어 기적이 없다면 불가능한 8강인 셈. ‘공격 또 공격’이 바르셀로나의 살 길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바르셀로나는 최근 10시즌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는 수모 아닌 수모와 직면할 뿐이다. 오는 3월 9일 PSG와의 16강 2차전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호가 맞이하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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