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스널의 올리비에 지루(31)의 일명 ‘전갈 세리머니’에 대한 말이 많다. 단순히 특이한 전갈 흉내내기를 떠나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에서 세리머니를 하며 이길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한 것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아스널은 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본머스의 골드샌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본머스전에서 0-3으로 뒤지다 경기 종료 20분을 남기고 3골을 몰아넣으며 3-3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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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의 놀라운 선전, 그리고 아스널의 막판 집중력이 빛났던 경기였다. 상대적 약체인 본머스는 전반 16분과 21분 연속골을 넣으며 아스널을 압도했다. 아스널의 거센 반격이 예상됐던 후반에도 도리어 13분 세 번째 골을 넣으며 3-0으로 앞서갔다.

아스널 입장에서는 기적이 필요했다. 그 기적은 후반 25분부터 일어났다. 알렉시스 산체스의 후반 25분 골에 이어 5분뒤인 후반 30분 루카스 페레즈의 추가골까지 더해져 2-3까지 따라붙은 아스널이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2분 공격수 지루가 그라니트 샤카의 크로스를 마치 2002 한일월드컵에서 안정환이 넣었던 골과 같은 헤딩골로 극적인 3-3 동점을 일궈냈다.

문제는 이 동점골 직후에 일어났다. 워낙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나온 동점골이었기에 지루 본인은 워낙 감격했다. 그래서 골 직후 곧바로 골 세리머니를 했다.

다소 괴상한 전갈 세리머니를 두번했다. 하지만 루카스 페레즈를 제외하곤 같이 골 세리머니를 해주는 선수가 없었고 알고 보니 다른 아스널 선수들은 역전골을 위해 이미 자신들의 진영으로 돌아가 킥오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지루는 골세리머니를 급하게 마치고 다시 역전골을 향해 돌아갔지만 지루가 잡아먹은 짧은 시간을 포함해 남은 시간동안 아스널은 역전골은 만들지 못한채 3-3 무승부에 만족해야했다.

지루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공로는 인정해야한다. 그리고 지는 경기를 비기게 만든 경기였기에 지루 본인도 감격했을 것이 충분하다.

그러나 지루는 마치 경기 전부터 이 전갈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준비해온 듯 현재 경기상황을 고려치 않고 자신만의 세리머니 세계에 빠진 것은 분명 문제였다. 아스널의 다른 선수들은 동점골까지 넣은 기세를 이어 남은 추가시간 4분여동안 역전골까지 노리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지루는 동점골 그 순간에 만족한 것이다.

현지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영국의 메트로는 “아무리 지루가 자신의 새로운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싶었다할지라도 거너스(아스널의 애칭)는 네 번째 골을 위해 빠른 시작을 원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매체는 몇몇 팬들이 이 세리머니에 대한 반응을 보인 것을 함께 게재했는데 “지루가 멍청한 전갈 세리머니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와 “다시는 그런 세리머니를 보고 싶지 않다”, “분명 아스널은 이길 시간이 있었지만 지루가 시간을 허비했다. 기념비적인 멍청한 짓”이라는 팬들의 SNS 반응이 있었다.

또 다른 매체 조(JOE)는 “지루의 세리머니는 아직 분명 승리로 갈 수 있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저지른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로스포츠 역시 “지루가 1골 2도움으로 최고의 복귀전을 가졌지만 SNS는 그의 세리머니로 몹시 화가 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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