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팰리스의 앨런 파듀(왼쪽) 감독과 이청용.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최근 리그에서 6연패의 늪에 빠졌던 크리스탈 팰리스가 극적 회생했다. 그것도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앨런 파듀 감독과 이청용(28)의 희비는 다소 엇갈렸다. 같은 팀의 구성원임에도 한 사람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다른 한 사람은 울상을 지었다.

팰리스는 4일 자정 잉글랜드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16~201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멀티골과 제임스 톰킨스의 득점을 통해 팰리스는 예상을 깨고 낙승을 거뒀다.

팰리스의 이번 승리를 ‘예상 외의 낙승’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팰리스는 최근 리그에서 6연패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 연패를 거듭하니 시즌 성적 역시 좋을 수 없었다. 팰리스는 사우스햄튼전 이전까지 시즌 3승(2무8패)에 그쳤다.

이로 인해 자신의 입지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인물은 선수도 코치도 아닌 바로 파듀 감독이었다. 잉글랜드 현지 매체들은 만약 팰리스가 사우스햄튼전에서 패한다면 파듀 감독이 즉시 경질될 것이라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그가 구단으로부터 사실상 최후통첩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사우스햄튼전에서 전반 33분과 36분 연속골에 성공한 벤테케와 톰킨슨을 앞세운 팰리스 선수단은 벼랑 끝에 몰린 은사를 가까스로 구해냈다.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팀의 문제점은 많지만, 꽤 만족스러운 완승이었기에 팰리스는 파듀 감독을 재신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사실상 한 고비를 넘긴 셈.

입가에 미소를 잔뜩 머금은 파듀 감독과는 달리 울상을 짓는 팰리스의 구성원도 있다. 바로 이날 경기에 결장한 이청용이다. 이날 이청용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 기회를 잡는데는 실패했다.

지난달 20일 1-2로 패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파듀 감독은 패배의 원인으로 “교체 출전하며 선수들에게 자신의 지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한 선수 탓이다”라고 이청용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지난달 27일 스완지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아예 경기 출장 명단에서 제외됐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파듀 감독의 머릿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날 경기 완승으로 이청용을 신뢰하지 않고 있는 파듀 감독의 재신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그의 벤치 신세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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