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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몸이 무거워보였고, 플레이 역시 날카롭지 못했다. 심지어 투지나 의욕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의 바이엘 레버쿠젠전 부진은, 그래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손흥민은 3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에 선발 출전, 73여 분을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됐다. 공격포인트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고, 팀은 0-1로 졌다.

출발은 최전방 원톱 공격수였다.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무사 시소코의 지원을 받는 4-2-3-1 전형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다만 여전히 원톱은 익숙지 않아 보였다. 빈 공간을 찾아들거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없었다. 오히려 수비수들 사이에 머물러 있다 보니 패스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워보였다.

전반 30분 변화가 생겼다. 무사 뎀벨레가 부상을 당해 공격수 빈센트 얀센이 투입됐다. 얀센이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손흥민은 왼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스스로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위치로 옮겼다. 답답했던 흐름들을 돌려낼 만한 변화를 기대케 했다.

그런데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확실히 왼쪽 측면에 선 그는 움직임이 한결 가벼워보였지만 그뿐이었다. 드리블 돌파는 번번이 상대 수비에 막혔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도 허무하게 상대에게 소유권을 내줬다. 급기야 자신을 향한 롱패스를 중도 포기했다가, 동료로부터 불만을 들어야 했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동료들과의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 기회를 연결하거나 드리블 돌파 등을 시도했지만, 번뜩이는 공격 기회로 연결 짓지는 못했다.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찾기보다는 걸어 다니는 장면들이 더 눈에 띄었다. 결국 그는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28분, 조흐쥬-케빈 은쿠두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이날 그의 슈팅수는 단 1개도 없었고 터치 횟수는 전반 30분 만에 교체 아웃된 뎀벨레에 이어 팀내에서 2번째로 적었다. 드리블 돌파 횟수나 크로스 시도 횟수 등 역시 ‘제로’였다. 그가 이날 경기에서 공격수 역할을 맡았음을 돌아본다면 큰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저조한 기록들이었다.

특히 이날만큼은 경기 외적인 요소들보다 스스로의 경기력에서 기인한 부진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컸다. 익숙지 않은 포지션이나 동료들의 지원 부족 등은 핑계가 될 수 없었다. 원톱으로 뛴 시간보다 스스로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에서 뛴 시간이 더 많았을 뿐더러, 동료들의 지원 역시도 결코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손흥민 스스로 부침을 겪었던 한 판이었다는 의미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의 늪에 빠지게 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골을 터뜨린 경기는 지난 9월 24일 CSKA모스크바(러시아)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이 마지막이다. 손흥민은 오는 6일 아스널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를 통해 시즌 6호골(리그 5호골)에 도전한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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