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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김명석 기자] 지난해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았다. 대구FC가 다음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대구는 30일 오후 2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6 44라운드에서 대전시티즌을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대구는 19승13무8패(승점70)을 기록, 안산무궁화(승점70)에 이어 리그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극적인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대구는 안산이 승격 기회를 잃으면서 다음 시즌 승격에 확정했다. 대구가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밟는 것은 지난 2013년 강등 이후 4년 만이다.

▶출사표 : 손현준 대행 “40경기 중 1경기일 뿐”

- 손현준 대구 감독대행: “준비한대로만 하라고 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한 경기, 한 경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마침표를 찍기보다는 40경기 중 1경기라고 생각한다. 알렉스, 파울로 등은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졌다. 다만 진통제를 맞으면서까지 10분이라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참 고맙다.”

- 최문식 대전 감독 : “결과보다는 어떠한 메시지를 던져주느냐가 중요하다. 어려운 경기겠지만, 본연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오늘만 하고 안하는 것이 아니니까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사퇴이후)계획은 아직 없다. 기본 철학들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 끝은 아니다.”

대구FC-대전시티즌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대구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에델을 중심으로 세징야와 신창무가 전방에 나섰고, 이재권과 우상호가 2선 미드필더로 나섰다. 홍정운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가운데 김동진 박태홍 황재원 정우재는 수비라인을, 조현우는 골문을 각각 지켰다. 알렉스와 파울로 최정한 등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대전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김동찬이 최전방에 나섰고, 유승완과 황인범 강윤성이 2선에 포진했다. 강영제와 조예찬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포백라인은 이동수와 장준영 장클로드 김형진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박주원이 꼈다.

▶전반전 : 주도권 쥔 대구, 깨트리지 못한 균형

대구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 2분 세징야의 헤더로 포문을 연 뒤, 거듭 공세를 펼치며 균형을 깨트리려 노력했다. 신창무와 세징야, 우상호의 슈팅으로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굳게 닫힌 대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전반 35분 세징야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박주원이 발로 막아냈고, 41분 신창무의 왼발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대구는 전반전 슈팅수에서 9-3으로 앞서고도 0의 균형을 깨트리지 못한 채 후반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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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 세징야 ‘승격확정 중거리포’

하프타임 대구가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신창무 대신 외국인선수 알렉스를 투입해 전방에 변화를 줬다. 대구는 후반 2분 에델의 헤더와 8분 세징야의 강력한 프리킥으로 거듭 대전의 골문을 노렸다. 다만 번번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대구는 후반 26분 파울로를 투입해 더욱 공격에 무게를 뒀다. 후반 27분에는 프리킥이 문전으로 흐른 공을 박태홍이 문전에서 슈팅했지만 빗맞았다. 이어진 에델의 오른발 슈팅마저도 골대를 살짝 외면했다. 0의 균형이 깨질 듯 깨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거듭 두드리던 대구는 후반 34분, 마침내 균형을 깨트렸다. 경기 내내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해오던 세징야가 아크 정면에서 찬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막판 승기를 잡은 대구는 이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대전의 반격을 막아냈다. 이후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대구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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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종료 : 대구, K리그 클래식 승격 확정

이날 승리로 대구는 같은 시각 FC안양을 꺾은 안산무궁화에 다득점에서 밀린 2위로 리그를 마쳤다. 다만 안산을 제외한 최상위 팀이 다음 시즌 자동 승격하는 리그 규정에 따라 승격을 확정했다. 안산은 무궁화(경찰청)의 연고 이전과 새 시민축구단 창단으로 승격 기회를 잃었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13위에 머무르며 이듬해부터 챌린지에서 뛰어 온 대구는 2014년 7위, 2015년 3위(정규리그 2위)에 이어 3번째 도전 만에 승격에 성공했다.

▶지난해의 아픔, 반복은 없었다

챌린지 우승과 승격을 눈앞에 놓친 지난 시즌과는 달랐다. 지난해 대구는 정규리그 막판 2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우승과 승격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2경기 모두 무승부에 그치면서 상주상무에게 우승+승격을 단번에 넘겨줬다. 기세가 꺾인 뒤에는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덜미를 잡혔다.

절치부심했다. 손현준 대행은 “작년 막판에는 안주했던 것 같다”면서 “당시를 거울삼아 준비했다”고 했다. 이날 대구는 이기면 승격이 확정이었고, 비기더라도 같은 시각 강원FC가 경남에 3골 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이상 승격할 수 있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대구는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쥔 채 경기를 풀어갔다. 세징야를 중심으로 거듭 상대를 몰아쳤다. 그리고 대구는 후반 36분, 세징의 강력한 중거리포 한 방으로 자동 승격의 기회를 자력으로 지켜냈다. 지난해의 아픔을 딛고, 대구가 클래식행을 확정했다.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세징야, 마지막까지 보여준 에이스의 존재감

시즌 내내 대구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세징야가 최종전에서도 빛났다. 그는 올 시즌 늘 대구 공격의 중심에 선 채 팀을 이끌어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10골8도움이라는 공격포인트가 그의 올 시즌 활약을 뒷받침했다.

그리고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 에이스가 다시 날아올랐다. 경기 중후반까지는 좀처럼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슈팅이 번번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대를 외면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후반 34분, 마침내 균형을 깨트렸다. 아크 정면에서 찬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경기 내내 굳게 닫혀 있던 대전의 골문을 열었다. 다른 경기장 결과와는 상관없이 자력으로 승격을 확정짓는 한 방이었다. ‘에이스’ 세징야의 존재감은, 이번에도 눈이 부셨다.

▶경기 후 기자회견

- 손현준 대구 감독대행 : “시즌 초반부터 안 좋은 일도 있었고, 어려운 일도 있었다. 다만 극복의 시간이 짧았던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여러 차례 고비가 있었는데, 선수들과 같이 넘기고 여기까지 온 것이 행복하고, 너무 기쁘다. 이 기쁨을 선수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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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유발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해왔다. 선수라면, 클래식에 올라가서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생각을 가지라고 했다. 꿈을 이룰 수 있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동기를 준 것이 승격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다만 인식을 지금도 바꿔야 한다. 올라가서 잔류를 생각하는 순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더 준비를 해야되지 않나 싶다. 적절한 선수보강 등 복합적인 부분이 더 나은 생각전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문식 대전 감독 : “대구의 승격을 축하드린다. 개개인의 실력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멀리 원정까지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 시즌 큰 기쁨을 드리지 못해 팬, 구단 임직원에 죄송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경기정보

- 대구FC 1 : 조현우(GK) - 김동진 박태홍 황재원 정우재 - 이재권(71‘파울로) 홍정운 우상호 - 세징야(88'박한빈) 에델 신창무(HT'알렉스)

- 대전시티즌 0 : 박주원(GK) - 이동수 장준영 장클로드 김형진(53‘고민혁) - 강영제(92'오창현) 조예찬(76'진대성) - 유승완 황인범 강윤성 - 김동찬

- 득점 : 세징야 11호(후34분·대구)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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