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울산=김명석 기자] 울산현대와 수원삼성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열린 2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전반 39분 코바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 있던 울산은 후반 중반까지 리드를 잘 지켜내며 18년 만의 FA컵 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후반 36분과 47분 조나탄에게 연거푸 실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더니, 후반 49분에는 권창훈에게 쐐기골까지 내줬다.

그런데 권창훈의 3번째 골이 터지자, 울산 골문 뒤쪽에 있던 서포터스석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한 행동들이 이어졌다.

결과에 대한 불만의 표시가 아니라, 세리머니를 펼치는 수원 선수들을 겨냥한 '물병 투척'이었다.

골프채널 중계화면 캡쳐
한 두 개의 물병이 선수들에게 향하기 시작하자, 이내 여러 개의 물병이 동시에 선수들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수원의 한 선수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물병을 발로 트래핑할 정도였다.

급기야 한 팬은 응원용 깃발까지 경기장에 내던졌다. 자칫 선수에게 맞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후 수원 선수들이 자기진영으로 돌아가면서 상황이 진정되자, 관계자들이 경기장에 쏟아진 물병과 깃발 등을 치워야 했다.

일부 팬들의 격앙된 행동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수원 구단 버스가 나가는 길목에 선 일부 서포터스는 “수원 강등”을 외치며 패배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어 울산 구단 버스의 앞길을 막고 윤정환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고, 결국 윤 감독이 팬들 앞에 나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고개를 숙인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됐다.

이날 역전패로 울산은 FA컵 결승 진출 도전이 좌절됐다. 그리고 어긋난 팬심은, 울산을 더욱 얼룩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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