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무려 3년연속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FA컵에서 3년 연속 결승전에 오른 팀은 수원 삼성에 이어 FC서울이 두번째다. 단순히 FA컵을 넘어 또 다른 토너먼트 대회인 AFC 챔피언스리그(ACL) 에서 보여주는 모습까지 모두, 이정도면 서울을 토너먼트 장인으로 인정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서울은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 부천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쉽지 않은 경기였다. 사실 모든 면에서 서울이 유리했다. 객관적 전력, 홈에서 한다는 이점, 다음 경기가 부천은 시즌 최종전이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직접 연관이 있는 경기이기에 전력을 총 투입할 수 없다는 점 등 서울에게 유리한 것 투성이였다.

하지만 서울은 전반 7분만에 데얀의 헤딩골로 선제골을 넣은 후 생각보다 공격이 원활치 않으며 더 이상의 득점 없이 1-0 승리에 만족해야했다. 오히려 부천에게 위협적인 기회도 많이 내주고 1-0에 만족하지 못해 후반 중반 박주영과 아드리아노까지 투입했음에도 끝내 1-0으로 마치고 만 서울이었다.

물론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며 팩트는 서울이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이다. 마침 서울이 올라가고 울산에서는 수원 삼성이 울산 현대를 종료 10분을 남기고 3골을 넣으며 기적 같은 3-1 역전승을 거둬 결승전은 슈퍼매치로 열리게 돼 더욱 흥미를 더하게 됐다.

이번 서울의 결승진출은 무려 2014년부터 3년 연속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4년은 결승에서 성남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인천에게 승리를 거두며 서울로 연고이전 후 첫 FA컵 우승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까지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하면서 2009~2011 수원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FA컵 결승 3연속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기도 했다. 그동안 FA컵에서 2년연속 결승에 올라온 팀은 맞았고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경우도 꽤 있었다. 2006, 2007 전남 드래곤즈가 그 예이며 2009, 2010년 수원의 경우도 연속 우승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수원은 2011년에는 준우승에 그치며 3연속 우승에는 실패한 바 있다.

서울을 단순히 3년 연속 FA컵 결승에 진출했다고 ‘토너먼트 장인’으로 부르는게 아니다. 이번 업적과 함께 서울은 2013년부터 ACL에서도 놀라운 성적을 보여 왔다. 2013년에는 결승, 2014년에는 4강, 2015년에는 16강, 올해는 4강에 올랐다. 지난 4년간 ACL에서 이토록 꾸준하게 높은 성적을 기록한 팀은 아시아 전역을 뒤져봐도 쉽게 찾기 힘들다.

기존에 최용수 감독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토너먼트에 강한 서울을 완성했다. 그리고 황선홍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은 후 그 역시 커리어 내내 토너먼트에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왔었기에 이 모습은 잘 유지되고 있다.

지난 4년여간 FA컵과 ACL 모두에서 고른 성적을 낸 팀은 아시아 전역을 뒤져도 서울만큼 나은 팀을 찾기 힘들다. 이정도면 ‘토너먼트의 장인’으로 서울을 인정해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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