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부천FC 1995의 담대한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포항과 전북을 꺾으며 FA컵의 기적을 보여줬던 부천은 결승진출까지 꿈꿨으나 끝내 그 도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객관적 전력이 한참 부족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했던 부천의 투지만큼은 오래 기억될법 하다.

부천은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 서울 원정에서 0-1로 아쉽게 패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부천은 전반 7분만에 왼쪽에서 올라온 고광민의 크로스에 이은 데얀의 타점 높은 헤딩을 막지 못해 이른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가뜩이나 객관적 전력에서 한참 부족한 부천 입장에서는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경우의 수를 받아든채 나머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자 부천 벤치는 전반 35분만에 수비수 서명식을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문기한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수비를 빼고 공격적인 선수를 넣으며 어떻게 해서든 동점을 위해 노력했다.

물론 객관적 전력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0-1로 뒤진채 마친 전반 종료 후 라커룸에서 새롭게 전의를 다졌는지 후반 초반 거세게 서울을 몰아붙였고 골과 다름없는 장면을 여럿 만들기도 했다.

특히 후반 8분경 오른쪽에서 올라온 프리킥 크로스를 외국인 공격수 루키안이 회심의 헤딩슈팅을 했지만 이것이 서울 골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은 보는 이의 탄식을 자아나게 했다.

이후에도 부천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동점골을 위해 노력했다. 후반 27분에는 이학민의 오른쪽에서 크게 감긴 크로스를 교체로 들어갔던 공격수 신현준이 골키퍼 바로 앞에서 헤딩을 했지만 이것이 유현 골키퍼 정면에 가면서 선방으로 막히고 말았다. 이 기회마저 놓치면서 부천은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 경기장 안에서도 여러번 나왔음에도 만만치 않은 부천때문에 이른 선제골에 다득점까지 기대했던 서울은 후반 박주영, 아드리아노 등을 투입하고도 1-0 승리에 만족한채 경기를 마쳐야했다.

부천의 돌풍은 여기까지였다. 간혹 운 좋게 4강정도까지 올라오는 하부리그 팀들이 있었지만 부천의 경우 그들이 상대했던 팀들의 네임밸류가 엄청났다. 32강에서 ‘명문’ 포항을 2-0으로 완벽하게 제압했고, 8강에서는 당시까지 K리그 무패팀이었던 전북을 원정에서 3-2로 꺾는 대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즉 부천은 결코 운만으로 4강까지 올라온 팀이 아니었고 이날 서울이라는 막강팀을 상대로 쉽게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이를 증명했다. 분명 박수받아 마땅한 담대한 도전을 이어갔던 부천의 돌풍은 여기까지였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