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인천유나이티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김명석 기자] 7경기 연속 무패, 잔류를 위한 인천유나이티드의 ‘매직’이 또 다시 이어졌다. 이기형 감독대행이 이끈 인천은 23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5라운드 홈경기에서 김용환 진성욱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무패행진을 7경기(4승3무)로 늘리며 10위 수원삼성과의 격차를 2점으로 좁혔다. 8위 성남FC와의 격차도 3점까지 좁혔다. 한때 최하위로 추락하는 등 강등위기에 몰렸던 인천의 무서운 반전이다. 반면 이날 승리시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던 광주는 그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출사표 : “공격적인 운영” vs "물러서지 않는다“

- 이기형 인천 감독대행 : “컨셉은 승점 3점을 따는 것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준비했다. 잘 이뤄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수비 부담은 있다. 다만 홈 경기인 만큼, 1골을 내주더라도 2~3골을 넣자는 의지다. 쯔엉은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고, 전방 패스 연결에 장점을 가지고 있어 투입하기로 했다.”

- 남기일 광주 감독 : "선수들 동기부여는 좋다. 물러서지 않고, 앞에서부터 할 생각이다. 남은 경기들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인천전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다. 오늘 이기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7위는 우리 팀에 큰 의미가 있다.“

인천유나이티드-광주FC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쯔엉, 5개월 만에 선발 출격

베트남대표팀 출신의 쯔엉이 5개월 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인천의 4-2-3-1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김도혁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인천은 케빈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김용환과 송시우 진성욱이 2선에 포진했다. 박대한과 조병국 요니치 권완규가 수비라인을, 조수혁이 골문을 각각 지켰다.

광주는 4-1-4-1 전형으로 맞섰다. ‘득점선두’ 정조국이 최전방에 포진했고, 송승민과 본즈 여름 조용태가 2선에 나섰다. 이찬동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가운데 정동윤과 정호정 김영빈 이종민이 수비라인에 섰다. 윤보상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전 : 결정적 기회 놓친 양 팀, 깨지지 않는 균형

인천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2분 케빈의 프리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광주도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을 맞았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두 팀 모두 적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서로의 빈틈을 노렸다.

전반 중반에는 두 팀이 나란히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흐른 공을 정조국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를 벗어났다. 인천 역시 전반 33분 송시우가 문전에서 찬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났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두 팀은 결국 전반전을 0-0으로 맞선 채 마쳤다.

인천 송시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전 : 김용환-진성욱 연속골, 기울기 시작한 승기

후반 초반 광주가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조수혁이 쳐낸 공을 이찬동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인천이 후반 6분 균형을 깨트렸다. 송시우의 슈팅을 윤보상이 쳐내자, 이를 김용환이 밀어넣었다. 인천이 한 걸음 앞서가기 시작했다.

기세가 오른 인천이 후반 12분 점수차를 벌렸다. 프리킥을 받은 케빈이 문전으로 패스를 전달했고, 이를 진성욱이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점수차가 순식간에 2골차로 벌어졌다. 승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광주가 정조국을 필두로 만회골을 위한 공세를 펼쳤다. 다만 이윤표 김경민 등 수비자원들을 연거푸 투입하며 안정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인천의 집중력이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김용환이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두 팀의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인천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인천, 10위 수원삼성 2점차 ‘추격’

이날 승리로 인천은 9승12무14패(승점39)를 기록, 10위 수원삼성과의 격차를 2점으로 좁혔다. 10위는 잔류를 위한 마지노선이다. 7경기 연속 지지 않고 있는 기세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역전도 노려볼 만한 격차다. 잔류를 향한 희망의 불씨가 다시 한 번 타오른 셈이다. 반면 광주는 11승11무13패(승점44)로 잔류를 확정짓는데 실패했다.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게 됐다.

▶승리가 필요했던 인천, 결실 맺은 공격 의지

이날 인천의 대기 명단에는 공격적인 역할을 할 만한 ‘조커’가 없었다. 전반적인 선발 라인업 역시도 공격에 무게를 뒀다. 이기형 대행은 “1골을 내주더라도 2~3골을 넣자는 의지”라고 했다. 지지 않는 경기보다, 이기는 경기가 필요했던 인천의 상황과 맞물린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감독대행의 과감한 결단은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날 인천은 주도권을 쥔 채 광주와 맞섰다. 상대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빈틈을 찾았다. 덕분에 후반 초반 연거푸 2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 감독대행이 기대했던 흐름으로 경기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인천은 승점 3점을 챙겼다. 이겨야 했던 인천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경기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한 이슈人] 5개월 만에 나선 쯔엉, 중원에서 맹활약

이날의 화두는 쯔엉이었다. 그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선발로 나섰다. 베트남 국가대표인 그는 인천 입당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면서 주로 R-리그(2군리그)에서 뛰었다. 부상 등이 겹치면서 좀처럼 경기장에 나설 기회가 없었다. 이기형 대행은 “꿈을 안고 인천에 왔는데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경기력이 떨어졌고, 부상까지 더해졌다”고 했다.

다만 스스로 영상 등을 보면서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기형 대행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쯔엉의 팀 합류를 도왔다. 그리고 이 대행은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전방에 패스를 연결하는 등에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면서 이날 선발로 출전시켰다.

나쁘지 않았다. 특출난 존재감은 아니었지만, 중원의 중심에 선 채 공-수에 걸쳐 힘을 보탰다. 4-2-3-1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폭넓게 움직이며 패스를 전개했다. 수비지역 깊숙이 내려와 빌드업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전반 초반에는 수비수의 압박을 벗겨낸 뒤 반대편으로 정확한 패스를 전달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적극적인 움직임과 안정적인 패스가 두루 빛났다. 그는 후반 21분 교체 돼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서포터스는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쯔엉의 이름을 우렁차게 연호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기자회견

- 이기형 인천 감독대행 :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광주보다 더 강하지 않았나 싶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단순한 경기 운영을 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 남은 3경기는 더욱 중요해졌다. 선수들이 매 경기 지지 않는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할 수 있다’는 힘이 많이 생겼다. 나머지 경기도 어느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오늘 한 것처럼 모든 것을 쏟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위치에 있을 것 같다.“

- 남기일 광주 감독 : "후반전에 급격하게 무너졌다. 상대 공간을 많이 내줬고, 세트피스 대처도 미흡했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점을 얻지 못해서 굉장히 아쉽다. 여유는 있지만, 여유는 잊어버리고 추슬러야 될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열심히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내가 준비했던 부분이 잘 안됐다.“

▶경기정보

- 인천유나이티드 2 : 조수혁(GK) - 박대한 조병국 요니치 권완규 - 김도혁 쯔엉(66‘이윤표) - 김용환 송시우(77'김경민) 진성욱(87’김대경) - 케빈

- 광주FC 0 : 윤보상(GK) - 정동윤 정호정 김영빈(19‘박동진) 이종민 - 이찬동 - 송승민 본즈 여름(63’홍준호) 조용태(77‘조성준) - 정조국

- 득점 : 김용환 2호(후6분) 진성욱 3호(후13분·이상 인천)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