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조나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수원=김명석 기자] 수원삼성이 기사회생했다. 반면 성남FC는 강등의 압박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수원은 22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하위스플릿 2라운드)에서 조나탄 권창훈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의 늪에서 벗어나며 흔들리던 최근 분위기를 바꿨다. 반면 성남은 무승기록이 5경기(1무4패)로 늘어났다. 강등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출사표 : “간절하게 뛰어야” vs "승리하러 왔다“

-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 “1경기 1경기가 중요하다. 얼마 안 남았다. 다른 것보다도 간절하게 뛰어야 한다. 뒷경기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 포백보다 스리백을 활용하는 것은 수비의 약점을 조금이나마 커버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스리백을 활용한 뒤에는 진 경기가 거의 없다.”

- 구상범 성남FC 감독대행 : "원정이지만, 승점 3점을 따러 왔다. 전반부터 타이트하게 상대를 압박할 것이다. 이후 피투와 실빙요를 후반 조커로 투입할 생각이다. 하위스플릿 7위를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수원삼성-성남FC 선발 라인업. 그래픽=김명석
▶선발라인업 : 수원은 스리백, 성남은 김현+황의조 출격

홈팀 수원은 3-4-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조나탄을 중심으로 권창훈과 이상호가 전방에 나섰고, 홍철과 조원희 이종성 장호익이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했다. 구자룡과 이정수 곽광선은 스리백을, 노동건을 골문을 각각 지켰다. 염기훈은 발목 부상으로 제외됐다.

성남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김현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황의조와 김두현 박용지가 2선에 포진했다. 이종원과 안상현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최호정과 연제운 임채민 이후권이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이 꼈다.

▶전반전 : 주춤하던 수원, 조나탄 원샷원킬에 리드

초반 기회는 성남이 먼저 잡았다. 황의조가 상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절묘한 로빙 슈팅으로 포문을 연 데 이어, 5분 뒤 이종원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반면 수원은 전반 중반까지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1분에야 이종성의 긴 크로스를 권창훈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외면했다.

다만 수원에는 ‘에이스’ 조나탄이 있었다. 전반 24분 상대 진영을 파고들던 그는 권창훈의 침투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시킨 그는 최근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그는 5분 뒤 이상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는 등 더욱 기세를 끌어 올렸다.

이후 두 팀은 치열하게 중원 다툼을 벌였다. 균형을 맞추려는 성남과,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려는 수원의 기세가 맞섰다. 다만 두 팀 모두 한 방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골대에 맞는 장호익의 중거리 슈팅을 끝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전반 점유율은 50%-50%, 슈팅수는 7-5 수원 우위.

수원삼성 조나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전 : 권창훈의 프리킥 한 방, 승부에 쐐기를 박다

하프타임 성남이 먼저 승부수를 꺼냈다. 이종원 대신 조재철을 투입해 중원에 변화를 줬다. 다만 교체카드는 큰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구자룡의 날카로운 헤더에 위기에 몰렸다. 결국 구상범 감독대행은 후반 10분 김두현 대신 실빙요를 투입하면서 2번째 교체카드를 썼다.

후반 중반을 향해가면서 경기 양상은 점차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성남은 황의조를 김현과 함께 전방 투톱으로 내세워 전방에 무게를 뒀다. 반면 수원은 양 측면 윙백을 내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조나탄과 권창훈을 활용한 역습으로 맞섰다. 수원은 후반 14분 권창훈의 왼발 슈팅이 골대에 맞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거듭 기회를 만들던 수원은 후반 29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터뜨렸다. 아크 정면 프리킥 상황에서 권창훈의 왼발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골이었다.

이후 성남이 만회골을 위한 막판 공세를 이어갔지만, 승기를 잡은 수원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경기는 수원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종료 : 6경기 만에 거둔 승전보, 한숨 돌린 수원

6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수원은 8승17무10패(승점41)로 잔류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아직 ‘강등권’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1경기를 덜 치렀지만, 승점에서 앞서 있는 가운데 확보한 승점 3점은 값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흔들리던 분위기를 안정세로 돌려놓을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핵심.

반면 성남은 최근 무승행진이 5경기(1무4패)로 늘어나면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강등권 팀들의 직접적인 표적이 될 가능성도 생겼다. 문제는 분위기다. 무승이 길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패배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 ‘위기’에 몰렸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이유다.

수원삼성 권창훈.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한 스틸컷] 승부 결정지은 조나탄+권창훈 합작 프리킥

1골의 리드는 불안했다.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하면, 승리를 자신할 수 없었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 유독 실점이 많았던 수원이라면 불안감의 크기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후반 29분에 터진 권창훈의 프리킥 한 방은 그래서 의미가 컸다.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그는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강력한 프리킥은 골대에 맞은 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김동준 골키퍼는 손을 쓰지도 못한 채 실점을 허락해야 했다.

권창훈의 정확한 프리킥만큼이나, 조나탄의 페인팅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그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차는 척하면서 상대 수비벽을 허물었다. 권창훈의 킥은 조나탄의 페인팅에 흐트러진 성남의 수비벽을 절묘하게 공략했다.

▶[스한 이슈人] '7경기 연속 공격P' 조나탄, 또 날았다

‘한 번 더’ 날아올랐다. 어느덧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8골 2도움)이다. 조나탄은 팀이 0-0으로 맞서던 전반 24분, 권창훈의 침투패스를 받아 정확한 슈팅으로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 한 방은 수원에 ‘승점 3점’을 안겨주는 골이 됐다.

무서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상주상무전 1도움을 시작으로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서 연거푸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지난 32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전 이후로는 5경기 연속 골이다.

이날 조나탄의 존재는 그라운드 위 어떤 선수들보다도 빛났다. 빠른 발과 파워풀한 드리블을 앞세운 그는 수원의 공격의 중심에 선 채 거듭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슈팅이 없다가 단 한 번의 기회를 골로 연결시킨 전반 중반의 장면은 ‘역시’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았다. 서정원 감독은 “공격포인트가 늘어나면 자신감이 생기고, 여기에 여유가 더해지게 된다”며 "우리 팀으로써 대단히 큰 일을 해주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기자회견

- 구상범 성남 감독대행 : "나름대로 준비를 했는데, 순간적인 실수로 첫 실점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후반전 역시 상대가 역습을 잘 했다. 우리 선수들은 모두 준비를 잘했다. 진 것은 내 책임이다. 크로스에 의한 공격을 준비했는데, 상대가 적극적인 압박을 하면서 백패스나 횡패스 횟수가 늘었다.“

- 서정원 수원 감독 : "이겨야 되는 경기였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실점을 안 하는 것이었다. 그 준비를 차곡차곡 잘 해왔다. 연습할 때도 수비에서 훈련도 잘 됐다. 앞선에서 공격수 선수들이 쉽게 크로스나 킥을 못하도록 저지해주는 등 생각대로 잘 맞았다. 승리의 요인이다. 조나탄은 우리 팀으로써 대단히 큰 일을 해주고 있는 선수다. 조직에 함께 하려고 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경기정보

- 수원삼성 2 : 노동건(GK) - 곽광선 이정수 구자룡 - 홍철 조원희 이종성(73‘양상민) 장호익 - 권창훈(87’고차원) 조나탄(80‘조동건) 이상호

- 성남FC 0 : 김동준(GK) - 최호정 연제운 임채민 이후권 - 이종원(HT조재철) 안상현 - 황의조 김두현(55‘실빙요) 박용지(66’김동희) - 김현

- 득점 : 조나탄 9호(전24분) 권창훈 6호(후29분·이상 수원)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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