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후반 6분이었다. 서울-전북전을 관통한 단 하나의 장면으로 인해 이날 경기, 아니 결승에 누가올라가는지가 결정됐다.

수비수 대부분이 공격에 가담했던 전북의 코너킥이 앞에서 끊어지며 공중으로 떴고 이때 중앙선 앞에 있던 최종수비수 박원재가 어이없는 헤딩 미스를 범하며 공은 도리어 뒤로 가버렸다.

주세종은 중앙선부터 골키퍼밖에 없는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고 그저 내달렸다. 그러나 중간에 드리블이 꼬여버렸고 오른쪽에 달려오던 박주영에게 불친절한 패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은 그래도 여전히 좋은 기회였던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뒤늦게 달려온 수비에 걸려버렸고 그렇게 기회는 날아갔다. 만약 이때 골을 넣었다면 서울은 전북에 2-0을 만들 수 있었고 남은 35분간의 시간동안 한골만 넣으면 결승진출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서 기회의 추는 넘어갔고 결국 서울은 2-1로 이겼음에도 종합스코어 3-5로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중앙선부터 수비도 없는 완벽한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데 서울이 어찌 더 골을 넣으며 이길 수 있겠는가. 이 기회 속에 있던 당사자 주세종 역시 경기 후 한숨을 푹푹 내쉬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서울은 19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2-1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2차전 합계 종합스코어에서 3-5로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전북은 무려 10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게 됐고 5년전 알사드에게 결승에서 패했던 아픔을 벗을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자칫하면 전북도 결승행이 위험할 뻔했다. 전반 36분 서울의 아드리아노에게 한 골을 내주는등 전반전을 완전히 서울에게 내주며 마쳐 후반 추가실점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언급한 후반 6분의 단 한 장면으로 인해 급격히 승부의 추는 맞춰졌고 전북은 이 기회가 날아간 후 10분도 되지않아 로페즈가 동점골을 넣으며 결국 결승진출의 시금석을 다질 수 있었다.

너무나도 아쉬운 기회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주세종 역시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솔직히 시야를 가리는건 없었다. 상대 수비 박원재와 단 둘이 있었기에 내달리면서 ‘(박)주영이 형한테 주면 더 쉽게 넣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공격적으로 했어야하는거였다. 너무나도 아쉽다.”

주세종은 “달리면서 고민이 많았다. 생각보다 골대가 멀었다. 그래서 더 완벽한 기회만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며 아쉬워했다. 결국 이 기회가 날아가면서 서울은 전북 추격에 실패했고 끝내 4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주세종은 “우승을 정말 하고 싶었다”며 돌아섰다. 90분 동안 단 한번 찾아오는 결정적 기회에서 더 공격적이지 못했던 자신을 책망했다. 물론 그 기회에서 서울이 골을 넣었다할지라도 남은 시간동안 정말 추격이 가능했을지는 알 수 없다. ‘만약’을 생각하기엔 너무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덧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성장한 주세종은 이런 장면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픔 없이 클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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