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스포츠한국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 서울은 ‘공격 앞으로’를 외쳤고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는 큰 의미 없었다. 전투는 이겨도 전쟁에서 졌기 때문이다. 전북이 진정한 승자였고 서울은 상처뿐인 승리를 거둔채 ACL에서 퇴장했다.

서울은 19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2-1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2차전 합계 종합스코어에서 3-5로 패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전북은 무려 10년만에 우승에 도전하게 됐고 5년전 알사드에게 결승에서 패했던 아픔을 벗을 기회를 맞이했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출사표 : “1%의 가능성 믿는다” vs “방심·자만 없다면 절대적 유리”

- FC서울 황선홍 감독 : “1차전에서 큰 점수차로 패배했기 때문에 극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축구는 90분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단 1%의 가능성이 있더라고 끝까지, 총력전을 펼치겠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 “1차전에서 우리가 대승을 해서 유리하다는 여론이 있지만 경계해야한다. 선수들을 믿고 많은걸 주문하지 않으려한다. 중요한건 심리적인 부분이다. 방심과 자만만 없다면 의외성이 나올 가능성 없이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선발 라인업 : ‘아데박’ 총 투입한 서울의 공격 앞으로

FC서울은 이날 4-3-3 포메이션에 일명 ‘아데박 트리오(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를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주세종과 고요한이 중앙에서 뒤를 받치는 형태로 그야말로 ‘공격 앞으로’였다. 1-4의 스코어를 뒤집어야하기에 당연한 선택.

반면 전북은 기존의 4-3-3(4-1-4-1)에 큰 변수 없는 베스트11을 내세웠다. 김신욱-레오나르도-로페즈로 이어지는 스리톱이 넘쳐 흘러 이동국, 에두, 고무열과 공격수들이 벤치에 앉았고 이종호는 아예 벤치에 앉지도 못했다. 안풀리면 교체카드로 분위기 반전이 충분한 전북의 스쿼드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전 : 몰아친 서울, 한골 넣었지만 아데박의 결정력은 이걸론 안된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듯 서울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전북은 안정지향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서울은 과감하게 라인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왼쪽풀백 김치우 등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며 흔들었다. 아데박 트리오는 공격 앞으로만 머리에 박힌 듯 전북 포백을 향해 내달렸다.

서울은 전반 내내 경기를 압도했고 결국 전반 38분 왼쪽에서 고요한이 센스 있게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뒤로 오버래핑하는 김치우를 향해 찔러준 패스가 수비하던 로페즈의 발에 맞고 도리어 더 좋게 김치우에게 굴러들어왔다. 김치우는 곧바로 왼쪽 측면을 뚫고 골키퍼 앞까지 왔고 그는 가볍게 컷백 크로스로 아드리아노에게 연결했다. 아드리아노가 이걸 못 넣을 선수는 아니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서울이었다. 문제는 이 스리톱의 호흡이 그리 유기적이지 못했다는 점. 아드리아노는 지나치게 조급하고 박주영은 몸상태가 최상인가 의문이 들 정도로 겉돌기만 했고 데얀은 고군분투 했지만 그 역시 웬만한 슈팅이 모두 수비를 앞에 두고 때리며 급해보였다. 지나치게 빠른시간에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도리어 서울에게 독으로 작용하는 듯 했다.

더 아쉬운 것은 이 아데박 트리오를 향해 수많은 전진패스와 골과 다름없는 기회가 제공됐음에도 이들이 고작 ‘한골’에 그쳤다는 점이다. 물론 평소에는 전반전 1-0이라면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이 경기는 3~4골이 필요한 경기다. 그렇다면 전반전 나온 수많은 기회에 한골만 넣어서는 곤란했다.

▶후반전 : 완벽한 기회 놓친 서울, 기회 놓친 대가는 혹독했다

서울은 후반 6분 나온 단 하나의 완벽한 기회를 반드시 넣었어야했다. 수비수 대부분이 공격에 가담했던 전북의 코너킥이 앞에서 끊어지며 공중으로 떴고 이때 중앙선 앞에 있던 최종수비수 박원재가 어이없는 헤딩 미스를 범하며 공은 도리어 뒤로 가버렸다.

주세종은 중앙선부터 골키퍼밖에 없는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고 그저 내달렸다. 그러나 중간에 드리블이 꼬여버렸고 오른쪽에 달려오던 박주영에게 불친절한 패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은 그래도 여전히 좋은 기회였던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뒤늦게 달려온 수비에 걸려버렸고 그렇게 기회는 날아갔다. 중앙선부터 수비도 없는 완벽한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데 서울이 어찌 더 골을 넣으며 이길 수 있겠는가.

  • 프로축구연맹 제공
완벽한 기회를 놓친 대가는 컸다. 전북은 후반 10분 이동국과 고무열을 동시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고 교체투입 4분만에 그 효과는 발휘했다. 김신욱이 헤딩싸움에서 이기며 떨군 공을 로페즈가 김치우를 속도경쟁에서 이긴 후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며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이 된 것. 후반 14분의 일이었고 이제 서울은 남은 31분의 시간동안 3골을 더 넣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완벽한 기회를 수차례 놓치니 그 반작용으로 나온 대가였다.

서울은 이후 극단적 공격을 추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쭉 그래왔듯 완벽한 기회는 모두 날렸다. 전광판 시계가 멈춘 후반 45분 교체멤버인 고광민이 분노의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2-1승리지만 종합스코어는 3-5로 대세에 지장이 없었다. 전북은 이제 결승에서 UAE의 알 아인과 맞붙는다.

▶이런 승리는 서울에겐 무의미했다

서울은 분명 2-1로 이겼다. 하지만 이겨도 승리는 무의미했다. 어차피 서울은 3골을 따라잡아야만 의미가 있었다. 물론 전북을 상대로 이겼고 1-4로 진 1차전 기억을 2-1로 되갚아줬다는 정신적 승리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기회를 날리며 얻은 승리였고 경기 종료 직전에서야 얻은 승리기에 성취감은 0에 가까웠다.

여태껏 ACL에서 3골차를 뒤집고 홈 앤드 어웨이를 이겨낸 팀은 없었다. 서울은 “1%의 확률이라도 있다면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황 감독은 "가벼운 승리가 아니다"라며 승리했다는 것에 강조했지만 다소 공허한 메아리였다.

전북은 버티고 버티다 로페즈의 동점골로 사실상 자신들의 5년만에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물론 졌지만 전북은 이긴 것과 다름없는 경기였다. 상대의 압도적 공격에도 버텨냈고 더 위협적인 역습도 보였다. 전북은 이제 5년만에 결승, 10년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기자회견 : “5년만에 결승… K리그 위상 높이겠다”

-서울 황선홍 감독 : 전북에 축하를 보낸다. 결과적으론 많이 아쉽고 아프다. 이것도 축구이기에 받아들여야한다. 내년에 다시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겠다.

-전북 최강희 감독 : 5년만에 결승에 갔다. 그동안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결승에 오른 선수들이 고맙다.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힘을 보태줬다. 선수구성하면서부터 ACL우승을 목표로 했다. 목표의식을 심어준 것이 결승까지 이끌어준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2011년도의 준우승의 아픔을 기억했다. 이제 결승에서 K리그와 전북의 위상을 높이겠다. 2011년 결승전 패배의 아픔은 후유증이 오래갔다. 빨리 잊으려하지만 지도자 생활을 하며 남아 있었다. 당시 홈에서 못 이겼기에 더 타격이 컸다. 그 경기가 오래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정보

- FC서울 2 : 유현(GK) - 김치우 곽태휘 김남춘(후22‘윤일록) 이규로(후25‘고광민) - 주세종 오스마르 고요한- 데얀 아드리아노 박주영(후39‘심우연)

- 전북현대 1 : 권순태(GK) - 박원재 임종은 조성환 김창수 - 장윤호 김보경(후10‘고무열) 이재성 - 레오나르도(후10‘이동국) 김신욱 로페즈(후39‘한교원)

- 득점 : 아드리아노 13호(전38분), 고광민 1호 (후45분·이상 서울), 로페즈 4호(후14분·전북)

AD
AD
AD
본 기사의 저작권은 한국미디어네트워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6/10/19 21:59:19

테마 갤러리 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