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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후반 22분.

토트넘 훗스퍼의 첫 교체가 이뤄졌다. 들어가는 선수는 유망주 윙어 조르제 케빈 은쿠두. 빠진 선수는 최전방의 빈센트 얀센. 사실 모두가 불안해했다. 행여 또 손흥민이 교체될까. 하지만 시즌 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을 1순위로 교체할 정도로 멍청한 선택을 하진 않은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손흥민은 자신을 빼지 않은 포체티노 감독을 위해 단 4분 만에 골로 보답을 했다. 보라. 안 빼니 골로 보답하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3시 45분 러시아 모스크바의 힘키 아레나에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E조 2차전 CSKA 모스크바 원정에서 손흥민의 후반 26분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 AS 모나코전에서 홈임에도 1-2로 패했던 토트넘 입장에서는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러시아 원정 승리가 절실했고 손흥민의 골로 올 시즌 첫 UCL 승점을 따냈다.

이날 손흥민과 더불어 토트넘 공격진은 CSKA 모스크바의 밀집된 수비와 단단함에 고전했다. 원정임에도 7:3가까이 볼을 점유하고 압도적으로 많은 패스횟수에도 때리는 슈팅 족족 모스크바 수비진 몸을 맞고 나왔다.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해리 케인의 한방이 아쉬웠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빈센트 얀센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모두가 마찬기지였다. 그렇기에 후반 22분 토트넘의 첫 교체때 과연 누가 나갈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한국팬들이라면 지난 1차전 모나코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45분만 쓰고 교체했던 전력이 있는 포체티노 감독이기에 이번에도 손흥민이 교체 1순위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의 선택은 손흥민이 아닌 얀센을 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3경기 4골 1도움의 팀내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 손흥민의 흐름을 좀 더 믿은 것이다.

이 믿음은 4분만에 최고의 효과로 나타났다. 교체가 이뤄나자마자 손흥민은 최전방과 오른쪽을 오가며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고 결국 후반 26분 에릭 라멜라의 스루패스때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깨고 일대일 기회를 맞았다.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은 이고르 아킨페프 골키퍼의 손에 맞았으나 데굴데굴 굴러 골라인을 넘어갔다. 토트넘에게는 UCL 2차전 러시아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내는 것을 확정하는 골이었다.

결국 손흥민을 빼지 않은 것은 포체티노 감독의 최고 선택이 됐다. 단 2주전만해도 UCL에서 빼는데 1순위였던 손흥민은 그 사이 팀내 최고 선수가 됐고 자신을 빼지 않자 보란 듯이 골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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